책의 자리
한지민 그림, 류예지 글 / 핀드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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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겨우내 그곳이 생각났다.

다시 돌아다지 않으려고 영영 떠나온 곳.

점점 멀어지려고 서서히 지워버린 곳.

그곳에 다녀오기로 마음을 먹었다.

-본문 중에서


화가는 가려고 하는 곳은 어린 시절 부모님과 함께 살던 집입니다.

그 집은 자전거포를 품은 이층집이었습니다.


아빠는 자전거를 수리하고 자전거를 팔기도 합니다.

엄마는 작은방에서 원고를 타이핑하고 있었지요.


더 큰 세상을 보겠다며 엄마가 떠나고 난 자리에

제목조차 가지지 못한 책 한 권이 남아있습니다.

아빠는 그 책을 매일 한 장씩 넘겨가며 봅니다.


화가는 스무 살이 되던 해

그 책을 훔쳐 들고 그 집을 떠납니다.


세월이 흘러 모두가 떠나고

다시 찾은 그 이층집은 서점이 되었습니다.

이층 엄마의 방에는 서가가 채워져있네요..

그리고 그 서가에서 한 권만큼 비어있는 틈을 발견합니다.


단편 영화 한 편을 본 것 같습니다.

유년 시절의 상처를 극복하려는 주인공의 마음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누구에게나 말 못 할 상처나 아픔이 있습니다.

그것을 드러내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그 마음을 드러내고 내려놓을 곳이 바로 책의 자리가 아닐까요?


유독 등장인물들의 뒷모습이 많습니다.

그래서인지 이야기의 무게감이 더 느껴지는 그림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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