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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고물상
현지영 지음 / 비엠케이(BMK) / 2024년 11월
평점 :
요즘은 집에 낡은 물건이나 고장 난 물건이 있으면
재활용 수거함에 넣거나 분리수거함에 넣습니다.
제가 어린 시절에는 달랐습니다.
고물장수가 리어카를 끌고 동네를 다녔거든요.
못쓰는 물건들을 잘 모아두었다가 고물장수가 오면
강냉이나 엿으로 바꿔 먹었습니다.
지금은 고물장수를 보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고
고물상을 보는 것도 쉽지는 않은 일이지요.
"뒀다가 엿 바꿔 먹어라!"
고물상에 대한 그림책을 읽고 나니 이 말이 갑자기 떠오르네요.
레코드판, 주전자, 고무신...
삐쭉삐쭉한 철근과 녹슨 고철....
바람에 나부끼는 헌 책과 폐지 한 무더기.
죄다 낡고 망가진 것들뿐인 이곳은 엄마의 고물상입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만 있는 것은 아니고요.
대문 옆에는 누렁이가,
마당에는 암탉과 병아리들,
그리고 병아리를 못살게 구는 고양이가 있고요.
담장 밑에는 포도나무와 꽃나무가 있습니다.
고물상 한쪽에는
갈 곳 없는 사람들이 머물며 살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방과
엄마와 아이들이 함께 사는 방도 있습니다.
아이들은 고물속에서 주은 장난감을 가지고 놀기도 하고
폐지 더미 속에서 골라온 동화책을 읽고
누군가 쓰다 버린 종이에 그림도 그립니다.
누구에게나 친절했던 엄마,
아이들을 엄마가 운영하셨던 고물상
그곳에서 아이들은 꿈을 꾸고 꿈을 키우며 자랍니다.
이 책의 저자는 부산시 공무원으로 재직중입니다.
고물상에서 나고 자란 자신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그림책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고물을 모으고 팔며 살았던 사람들의 모습과 풍경을 보며
예전의 기억들을 떠올리게 됩니다.
어렵고 힘든 시절을 보내며
다른 사람에게 친절함과 배려를 베풀었던 엄마의 모습은
정말 따뜻하고 정겹습니다.
자식을 위해 애쓰는 엄마의 모습을 보며
시대가 달라져도 변함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엄마의 사랑과 함께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한 그림책입니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