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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의 침묵 ㅣ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96
바루 지음, 기지개 옮김 / 북극곰 / 2023년 4월
평점 :
몇 년 전에 도서관 프로그램으로 역사탐방을 한 적이 있어요.
탐방 장소로 영천의 임고서원을 가게 되었는데요.
참가하신 선생님 중에 영천이 고향인 분이 영천 임고 초등학교를 코스로 추천하셨어요.
영천 임고 초등학교는 플라타너스 숲으로 유명한 곳이라고 하더라고요.
플라타너스 나무 둥치가 어찌나 굵은지 몇 사람이 손을 잡고 둘러서야 하더라고요.
1942년 개교했다는 이 초등학교의 플라타너스.
그 나무는 그 자리에서 광복과 전쟁을 지켜봤으며.
아이들이 자라고 어른이 되는 모습도 지켜봤겠지요?
이 플라타너스처럼 한마을을 지켜본 나무가 있어요.
그 나무가 들려주는 나무의 이야기입니다.
아주 오래전, 작은 공원이 생겼습니다.
시장님이 연설을 하고 관악대가 신나게 연주를 했답니다.
그때 나무는 아주 작은 나무였지요.
나무도 자라고 마을도 자랐습니다.
나무 옆에 미끄럼틀이 만들어지자 아이들이 찾아왔습니다.
시간이 흘러 미끄럼틀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나무 의자 생겼습니다.
커다랗게 자란 나무 위에는 따뜻한 곳으로 가던 새들이 찾아오기도 하고,
고양이 삐삐가 나무 꼭대기에 올라왔다 내려가지 못해 소방관과 사다리차가 오기도 했습니다.
공원에서는 시장이 열리고 축제를 하기도 합니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속속들이 다 알고 있는 나무.
그 나무가 더 이상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나무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요?
나무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너무나 따뜻했습니다.
마을과 사람들에 대한 애정이 그대로 느껴졌습니다.
마을의 역사를 다 알고 있는 나무는 거인이었습니다.
작가는 우리에게 길게 이야기하지 않네요.
나무가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하게 되는 장면 하나로 큰 충격을 줍니다
.
사람들은 자연에게 무슨 짓을 하는 걸까요?
어쩌면 이것이 우리의 적나라한 모습일지도 모릅니다.
다만 우리가 외면하고 있었을 뿐이지요.
이런 생각에 마음이 씁쓸해지네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