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을 모르는 아이 - 학대 그 후, 지켜진 삶의 이야기
구로카와 쇼코 지음, 양지연 옮김 / 사계절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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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동학대에 대한 기사가 종종 나온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교사의 학대뿐 만아니라 양부모나 친부모에 의해 학대당하고 심지어 죽음에 이르는 이야기를 들으면 격분을 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학대자의 괴기스러움에만 집중했지 그 이면에 있는 학대 받은 아이들에 대해, 그리고 학대 이후의 아이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대해는 생각해 보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은 저자 구로카와 쇼코가 학대당한 아이들이 살고 있는 현장으로 들어가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지켜본 기록으로, 2013년 제11회 가이코다케시 논픽션상을 수상했다.

 

학대받은 아이들은 학대이후에 후유증을 안고 살아간다.

저자가 찾아갔던 네 곳의 패밀리홈 아이들과 성인이 된 사오리도 학대 후유증을 가지고 있었다.

사오리는 딸을 학대 하고 있었는데 학대받고 자란 아이가 어른이 되어 자기 아이를 학대하는 부모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아무리 환경이 정리되고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되어도 학대로 받은 상처는 제로가 되지 않아요. 지적 발달 지체를 회복하지 못하는 아이도 있고 집중력이 없거나 과잉행동을 보이거나 남의 감정을 읽지 못하는 등 발달 장애와 같은 경향이 아무래도 남게 돼요.” (P.337)

아이들을 돌보고 있는 위탁가정부모의 이야기이다.

 

일본에서 아이를 보호하는 형태는 크게는 위탁 부모 등이 맡아 키우는 가정 양호, 유아원과 아동 양호 시설 등 시설 양호, 지역 소규모 아동 양호 시설과 소규모 그룹 케어 등 가정적 양호 세 종류로 나뉜다.

저자가 가장 중점적으로 취재한 곳은 가정 양호 형태에 속하는 패밀리홈이다.

 

학대받은 아이들은 이닦기, 머리감기 같은 일상적인 것조차도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자라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아기 때부터 시설에서 자란아이들은 부엌에서 밥이 되어가는 과정을 본적이 없는 아이도 있다는 사실은 한번도 생각해 보지 않은 일이라 충격적이었다.

패밀리홈에서 아이들은 아주 사소하고 일상인 것들을 배우며 부모와 자식의 관계로, 위탁된 다른 아이들과는 형제자매로 지내면서 보통아이들처럼 자란다.

이곳에서 아이들을 가족이라는 것을 알아가고 사랑을 배우며 상처를 치료하고 있다.

패밀리홈은 아이들이 성장하여 자립을 한 이후에도 다시 돌아갈 수 있는 곳이다.

 

벽이 되거나 해리를 통해 살아남은 생존자 아이들은 이제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들 속에서 환한 미소를 찾아가고 있다. 자신을 이해하고 온전히 받아들여주는 따스한 존재가 있다면, 그게 생부모가 아니더라도, 아이는 가늘고 여리지만 밝은 빛줄기 하나를 얻을 수 있다고 패밀리홈 아이들의 지금은 보여준다. (P.303)

 

학대받았지만 좋은 위탁가정의 부모를 만나 치료받고 열심히 살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따뜻한 관심과 사랑이 아이들의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데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학대받는 아이들을 보며 분노 하고 가해자를 어떻게 벌해야 할 것인가에만 집중 할 것이 아니라 학대 받은 아이들이 상처를 이겨내고 잘 자랄 수 있도록 어떻게 도와줄 것인가를 고민해야하는 것이 어른들의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계절 출판사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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