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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 스티브 잡스 - 잡스 사후, 애플이 겪은 격동의 10년을 기록한 단 하나의 책
트립 미클 지음, 이진원 옮김 / 더퀘스트 / 2024년 4월
평점 :
트립 미클의 <애프터 스티브 잡스>를 다 읽었습니다.
애플의 영웅들 역사는 크게 [창업가 스티브 잡스와 기술자 스티브 워즈니악 시대], [사업가 스티브 잡스와 디자이너 조너선 아이브 시대], [경영자 팀 쿡과 디자이너 조너선 아이브 시대]로 이어지는데 <애프터 스티브 잡스>는 [스티브 잡스와 조너선 아이브 시대]에서 [팀 쿡과 조너선 아이브 시대]로, 그리고 조너선 아이브의 은퇴까지 다루고 있었습니다.
전체적인 느낌은 스티브 잡스가 부재한 상태에서도 애플이 어떻게 버텼으며, 또 성장했는 지를 보여줍니다. 스티브 잡스 스스로도 죽기 전, 애플의 미래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그 지점들의 이야기가 많이 담겨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스티브 잡스의 창조적 성향을 누구도 쉽게 따라 할 수 없기 때문에 팀 쿡과 조너선 아이브가 선택한 방법은 각자가 잘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었습니다.
팀 쿡은 기업의 양적인 면, 곧 숫자 관리를 시작했고, 조너선 아이브는 질적인 면, 곧 제품 창조에 적극 관여하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초기에 이런 면은 잘 통했고, 애플은 스티브 잡스 사후 세간의 우려를 뒤로하고 성장하기 시작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스티브 잡스가 남긴 유산의 힘이 꽤 장기적으로 잔여하며 힘을 발했다고도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팀 쿡이 아이폰이라는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플랫폼 사업화 했다는 점 입니다. 마치 구글이나 페이스북처럼 말입니다.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창조하고 판매하는데 사업의 초점이 있었다면, 팀 쿡은 수십억 인구가 아이폰을 사용하게 되면서 생겨난 생태계를 잘 활용하였습니다. 바로 하드웨어 기업에서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진화한 것이죠.
마침 그러한 지점을 잘 찾아내 투자한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워런 버핏이 버크셔 해서웨이 입니다.
그 이후 우리가 흔히 아는 것과 같이 워런 버핏은 애플에 대한 투자를 더욱 늘리며 버크셔 해서웨이에서 가장 많은 돈을 투자한 회사가 됩니다. 투자도 크게 성공했죠.
조너선 아이브 역시 애플워치와 애플 본사 등 애플의 관여된 많은 디자인에 영감을 불어넣으며 스티브 잡스의 제품은 여전히 아름답다라는 인식에 유효기간을 늘려주었습니다.
다만 여전히 불안한 면은 스티브 잡스가 가진 ’혁신‘이 사라졌기 때문 입니다.
개인적으로도 읽으면서 애플에 우려되는 점이 몇 가지가 있었는데, 첫째 뜨겁고 역동적이던 애플이 차갑고 무거운 관료주의화가 되어가고 있다라는 점, 둘째 월스트리트가 좋아하는 숫자에 맞춰가다 보니 시각이 단기적으로 변했고 다음 사업에 대한 방향성이 모호하다라는 점, 셋째 그러다보니 남는 현금을 그저 자사주 매입에만 사용해버렸다라는 점 등이었습니다. 또한 애플 하면 디자인인데 그 디자이너가 은퇴까지 해버렸죠.
그래서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도 개운하지 않고 다음 행보가 여전히 물음표로 남습니다. 얼마 전에 읽은 <불변의 법칙>의 내용처럼 기업이 걸음을 멈추는 순간, 그 사업은 역전당하게 됩니다. 물 속의 오리발을 쉼없이 움직여야 오리는 가라앉지 않죠. 물론 애플이 놀고 있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아무튼 개인적은 생각은 뒤로 하고 <애프터 스티브 잡스>를 통해 조연으로만 여겨졌던 팀 쿡, 조너선 아이브의 생애에 대한 부분도 조금씩 등장하는 데 이러한 부분들을 통해 그들이 가진 심리와 강점, 약점 등을 자연스레 파악 할 수 있어서 재밌었던 것 같습니다. 내용 자체가 이야기 중심으로 진행되며 꽤 중요한 사건들도 많이 나오므로 애플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흥미롭게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월터 아이작슨의 <스티브 잡스>를 보고 나서 <애프터 스티브 잡스>를 연이어 읽는다면 애플 영웅들의 역사를 다 보는 게 되기 때문에 금상첨화라 생각 됩니다. 개인적으로도 두 권 다 재밌게 보았습니다.
스티브 잡스 사후 10년, 시가총액 10배 상승 할 수 있었던 영웅들과 원동력의 이야기
<애프터 스티브 잡스>
제 서평이 책에 관심 있었던 분들에게 도움 되길 바라며 이만 서평을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