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무 애매하게 구나? - 비즈니스 혁명가의 솔직하고 직설적인 이야기
샘 젤 지음, 존 최 옮김 / 비지니스 101 / 2023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샘 젤의 <내가 너무 애매하게 구나?>라는 책을 다 읽었습니다. 처음에 봤을 때 제목이 참 묘하게 끌리더니, 강하게 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더군요. 아니나 다를까 책이 너무 좋습니다.



이 책은 사모펀드 에쿼티 그룹 인베스먼트의 회장이며, 여러 부동산과 기업들의 인수를 통해 사업과 투자로 성공한 샘 젤의 이야기입니다. 이 책을 보고 관심이 갔던 주된 이유는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보통의 투자자들 중 상업용 부동산을 기반으로 크게 성공한 위대한 인물들의 이야기는 시중의 책에서 쉽게 만나 볼 수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이 책은 기숙사, 아파트, 오피스 등의 투자 사례 등을 보여주며 저를 충분히 즐겁게 해줬습니다. 



구성은 전반적으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배치되어 있으며 어린 시절, 사업가 시절, 그리고 사업을 이룬 후 세상에 선한 영향력으로 이전하는 시절까지의 과정이 재밌게 담겨 있습니다. 각 구성의 이야기마다 배울 점들을 많이 제시하며, 특히 그 내용이 핵심적이고, 균형이 있으며, 또 깊이가 있습니다. 보통 쉽게 접할 수 있는 자서전, 자기계발서 등을 보면 내용이 겉돌거나, 균형이 없거나, 깊이가 얕은 경우가 많은데요. 이 책은 그런 점이 없이 아주 깔끔한데다가 배울 점도 아주 많습니다. 게다가 역발상 투자, 청산가치 및 대체가격과 자산의 비교, 우량자산으로의 전환, 평판 관리 등은 읽는 내내 '워런 버핏과 닮은 면이 있다. 위대한 인물들 간에는 공통점이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 가치관과 결정들을 보면 현명한 사람이었음에 틀림없습니다. 



배울 점을 나열하자니 끝이 없을 것이고, 서평 작성 중에 기억나는 큰 틀을 몇 가지 정리해보면 (1) 위험과 기회의 발견 (2) 구체화하여 유의미한 것들을 정리 한 후 다시 단순화 (3) 대내적으로는 자유로운 기업 분위기 안에서 직원들과 서로 신뢰하고 일들을 맡김, 하지만 대외적인 사업에 대한 전반적 주도권은 본인이 꼭 (4) 상황에 민첩하되, 원칙 안에서 장기로 투자결정 (5) 선한 영향력과 평판 (6) 겸손함과 용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1) 위험과 기회의 발견

샘 젤의 집은 유대인으로써 항상 외부의 위험에 노출 되어 있었습니다. 특히나 항상 거시적이고 예민하게 바라봤던 아버지의 영향력을 통해 유대인 학살의 위험으로부터 나라를 탈출하는 경험을 하였고, 남아있던 유대인 친척들은 안타깝게도 학살을 당하면서 늘 위험이 무엇인가, 또 어떻게 대비해야하고,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는가의 요소를 일찍 배웠습니다. 위험의 인지, 대비, 유동성에 대한 부분이겠죠. 이러한 위험을 정의 할 수 있었기에 감내 할 수 있는 위험의 크기 대비 얻을 수 있는 수익이 크다면 과감하게 기회를 붙잡는 전략적 토대를 다질 수 있었습니다.



(2) 구체화하여 유의미한 것들을 정리 한 후 다시 단순화


샘 젤은 본인의 부동산이나 기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 할 때, 닥치는 대로 공부하면서 지식을 습득합니다. 지식들을 구체화하며 다 흡수하는 것입니다. 나중에는 혼자 기업공개도 가능 할만큼 아주 구체적이고 자세히 습득을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구체화 된 지식들을 쭉 펼쳐놓고 복잡하게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효율적으로 단순화하여 의사결정하며 사업의 구성도 가져갑니다. 의사결정과 사업이 복잡할수록 위험의 빈도가 증가함을 경험적으로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3) 대내적으로는 자유로운 기업 분위기 안에서 직원들과 서로 신뢰하고 일들을 맡김, 하지만 대외적인 사업에 대한 전반적 주도권은 본인이 꼭


샘 젤은 책 표지의 사진이나 제목처럼 꽤나 직설적이고 편한 상황을 추구합니다. 그렇기에 기업의 수익 배분을 성과에 기반하여 경영자들이나 주주 뿐만 아니라 직원들 모두가 누릴 수 있게 설립 하였으며, 이 공통의 목적을 위해 자유롭고 편하게 서로의 아이디어와 의견을 교환하며 독려하고 신뢰하게 만듭니다. 이렇게 했을 때 기업이 동기부여가 되고 자유로운 틀 속에 오히려 도전적이면서도, 위험의 요소를 사전에 제거 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가장 효율적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러한 틀이 되면 과감하게 직원들에게 일을 무한신뢰하며 맡길 수 있게 되고, 샘 젤은 가장 잘하는 것에만 집중하는 선택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다만 주도권을 잃지 않으려는 한 요소가 있는 데 그것은 바로 대외적인 요소입니다. 예를 들어 정부나 타기업의 결정에 매출의 주도권이 달렸거나, 과도한 부채로 휘둘리거나, 금융권으로 인해 자산이 강제청산 당하거나, 현금유동성이 떨어져서 돈을 구하러 다니거나와 같은 상황에 처하지 않기 위해 항상 주의를 기울입니다. 이러한 상황들은 본인의 목숨을 타인이 쥔 꼴이 되기 때문입니다. 샘 젤은 본인이 어디에서는 주도권을 맡겨야 하고, 어디에서는 주도권을 양보하면 안되는 지 잘 구분하고 있었습니다. 



(4) 상황에 민첩하되, 원칙 안에서 장기로 투자결정 


샘 젤은 경제 상황에 대해 꽤 영민하게 반응하는 편입니다. 수요와 공급의 원리를 철저하게 이해하였기에 이 균형이 깨어지면서 일어나는 과도한 가격의 오류에 즉각 행동하는 편입니다. '이번에는 다르다'라는 대중의 비이성적인 모습과 조롱을 철저하게 무시하고, 그저 닥칠 수 있는 최악의 위험에 예민했던 샘 젤은 늘 민첩하게 행동하는 편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위기에서는 벗어날 수 있었고, 기회가 있을 때는 과감하게 잡을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성향이 그를 역발상 투자자로 만들었고, 브레이브 댄서라는 별명이 되었습니다. 단순히 역발상으로 수익률을 극대화하려고 사고 팔고 사고 팔고 하는 마켓타이머였다라기 보다는 위험과 기회에 예민한 편이었다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무엇이든 5~10년을 바라보고 장기로 투자결정을 하였으며, 원칙에 벗어나지 않는다면 독립적인 사고로 자신의 의견을 끝까지 잘 견지하였습니다. 



(5) 선한 영향력과 좋은 평판 


샘 젤은 돈이 목적이 아니었습니다. 늘 변화와 성장, 모험을 추구하였고 돈은 그저 보상으로 따라왔을 뿐이었습니다. 이 과정이 너무 재밌었기에 본인은 배웠던 가치관과 방법들, 그리고 돈까지 세상에 다시 흘려보내며 변화 시키는 것에 서슴치 않았습니다. 그것이 세상에 또 다른 변화와 성장, 모험을 가져다 준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요소는 부모님이 어려운 처지의 유대인들을 챙기던 모습들에 영향을 받은 것이었으며, 본인도 부모님을 닮아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력을 주며 살아갔습니다. 또한 아버지가 반복해서 강조하던 것 중에 하나가 평판인데 좋은 평판은 그 사람의 브랜드와 같은 것이었으며 곧 신뢰와 직결 되는 것이었습니다. 장기적이고 큰 사업은 신뢰를 잃은 사람에게 불가한 것임을 일찍이 배웠으며, 이에 따라 선한 영향력과 좋은 평판은 대내외적으로 모두 본인에게 유익하도록 잘 발휘하였습니다. 



(6) 겸손함과 용기


샘 젤은 늘 스스로에 대한 자만, 오만을 경계하여 왔고 그것이 도전적 성향이었던 그에게 브레이크가 되어주었습니다. 그러므로 늘 위험을 무시하지 않고 이에 대해 예민 할 수 있었으며, 그 위험에 대한 평가가 기회 대비 크다면 전략적으로 용기를 발휘 할 수 있는 근거가 되어주었습니다. 세상이 보기에는 과감한 그의 방식도 알고 보면 철저히 겸손한 모습 속에서 피어난 전략적 행동이 기반이었던 것입니다. 무모함과 용기는 다른 단어인 것이죠. 



그 외에도 이 책에서 배울 점이 꽤 많습니다. 유일하게 아쉬웠던 점은 투자 사례는 많지만 상세한 데이터가 없어서 투자에 대한 공부와 평가를 해볼 수 없었다라는 점 정도이며(지극히 제 개인적 성향이며 당연히 일대기와 메세지 중심의 이 책에는 안어울리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최근에 읽었던 샘 월튼의 <월마트, 두려움 없는 도전>에 견줘도 될 만큼 재미있고, 쉽고, 유익한 책이라 생각됩니다. 288쪽의 가벼운 책이었지만 이번 주 내내 꽤 오랫동안 읽었습니다. 맛집가면 천천히 음미하면서 드시게 되죠? 이 책도 그렇게 차근차근 읽게 되었고, 다 읽고 나니 한 번 더 읽고 싶은 생각도 생기더군요. 그만큼 좋았습니다. 꼭 추천 드립니다. 


세상에 좋은 메세지를 남기고 최근에 별세한 샘 젤과 이를 감사하게도 소개해준 비지니스 101에게 경의와 감사를 표하며 이만 서평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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