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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에게는 아들의 속도가 있습니다 - 아들에게는 왜 논리도, 큰소리도 안 통할까?
정현숙 지음 / 월요일의꿈 / 2022년 12월
평점 :

내가 셋째를 임신했을 때, 가족과 주변 지인들의 관심사는 태아의 성별에 있었다.
위로 아들만 둘이었던 우리 집 사정을 잘 알고 있었던 이들이라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셋째의 성별이 아들이라는 소식을 전하게 된 날, 가족과 지인들은 나보다 더 큰 좌절을 한 듯했으며 이제 어쩌냐며 앞서 걱정해둔 덕분에 나는 오히려 마음이 편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세 아들의 엄마가 된 나는 덤덤하게 아들 육아를 받아들였다.
이런 나의 태도 때문이었을까?
아들 셋을 키우는 동안 나는 주변인들의 걱정과 달리 크게 힘든 점도 신경 쓸 일도 없었다.
그런데 첫째가 7살이 되면서 말은 달라졌다.
평소 차분하고, 눈물이 많은 첫째는 어느 날부터인가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해 온 집안을 정신없게 뛰어다니는 것은 물론 소리를 지르고, 위험한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이런 첫째를 지켜보던 5살 둘째도 첫째의 행동을 따라 하기 시작했으니. 집은 말 그대로 전쟁통이 되어버렸다.
그때부터 나의 아들 육아는 현실이 되어버렸다.
아들 육아에서 가장 힘든 점은 소통이 잘되지 않는 점이었다.
아무리 큰 소리를 쳐봐도 화를 내봐도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아들을 보면서 이건 성격이 좋은 건지 머리가 나쁜 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런 나의 답답한 마음은 화가 되었고, 이해할 수 없는 아들의 행동을 볼 때마다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거나 화를 내게 되었다.
하지만 아이는 언제까지나 지금에 머물러 있지는 않을 것이다. 몸도 마음도 자랄 아이에 맞춰 내 행동도 변해야 한다는 생각이 마음속에 늘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러던 중 최근에 읽게 된 책을 통해 나의 아들 육아의 궁금증과 답답함을 말끔하게 해소하게 되었다.
그 책은 바로 11년 차 아들 엄마이자, 19년 차 사회복지사인 저자가 쓴 <아들에게는 아들의 속도가 있습니다>라는 책이다.
이 책은 펼치자마자 아들을 키우는 엄마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아들은 대체 왜 이럴까?'에 대한 설명을 해놓았는데 나는 이 부분을 읽고, 풀리지 않는 의문이 아주 말끔하게 풀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먼저 아들을 이해하려면 수렵 시대의 남성성에 대해 알아야 한다.
주로 사냥을 담당했던 남자들은 사냥에 적합한 뇌를 갖게 되었다고 한다. 여자와 다른 뇌를 가지고 있으므로 당연히 엄마는 아들을 이해하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엄마가 관점을 바꾸지 않으면 아들과의 간극은 좁혀지지 않는다고 한다.
또 하나 알아야 할 것은 아들의 남성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테스토스테론' 즉, 남성호르몬을 기억해야 한다.
수렵 시대부터 사냥에 맞게 발달해온 아들의 뇌는 테스토스테론의 영향으로 남성성이 드러난다고 한다. 아들의 이상 행동도 이 테스토스테론의 영향인데 이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엄마들은 아들이 그저 이상하다고만 생각하는 것이다. 이에 테스토스테론과 남성성을 이해하면 아들을 키우기가 쉬워진다.
책에는 아들이 가진 남성성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지식은 물론 구체적인 사례가 나와 있어서 아들을 이해하고, 소통법을 배울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자칫 어렵거나 무겁게 다룰 수 있는 주제임에도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쓰여 있다는 점 또한 좋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감동적이었던 것은 한 엄마가 아들을 이해하고, 잘 키워내기 위해 많은 공부를 하고 노력한 것이 책 속에 그득하게 담겨있다는 점이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내 행동을 돌아보게 되었고, 앞으로 저자처럼 슬기롭게 세 아들을 잘 키우기 위해 무한한 노력을 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히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