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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트 수업 - 오늘의 시민을 위한 칸트 입문 강독 ㅣ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36
김선욱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10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칸트의 철학은 늘 난해하고 멀게만 느껴졌지만 이 책 <칸트 수업>은 그의 사상을 쉬운 언어로 풀어내며 철학을 내 삶의 문제와 연결시켜 줍니다. 저자는 칸트의 세 가지 대표 저서인 <순수이성비판>, <실천이성비판>, <판단력비판>을 중심으로 인간이 어떻게 인식하고 행동하며 세상을 이해하는지를 단계적으로 설명합니다. 특히 ‘왜 인간은 도덕적이어야 하는가’, ‘판단은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같은 철학의 근본 질문을 우리의 경험 속에서 다시 묻도록 이끌어줍니다.

책의 첫 부분에서는 칸트가 살았던 시대적 배경과 철학적 전환점을 간결하게 짚어줍니다. 18세기 유럽의 계몽주의가 이성을 인간의 중심에 두었지만 동시에 ‘이성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가’라는 회의가 커지던 시기였습니다. 칸트는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인간의 이성이 가질 수 있는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그 한계 안에서 가능한 진리와 도덕의 기준을 세우려 했습니다.

이어지는 장에서는 칸트의 도덕 철학을 다룹니다. 그는 인간이 외부의 보상이나 처벌 때문에 옳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의 법칙’에 따라 행동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자유롭다고 보았습니다. 저자는 이를 “스스로 세운 법을 따르는 인간의 존엄”으로 해석하며, 우리가 일상 속에서 내리는 작은 판단과 행동이 곧 도덕의 출발점이 된다고 말합니다. 읽는 내내 ‘나는 어떤 기준으로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가’라는 물음이 따라붙었고, 도덕이란 추상적인 규범이 아니라 내가 매일 선택하는 방식 속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후반부에서는 미학과 사회로 시선을 확장합니다. 아름다움을 느끼는 감정,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능력, 그리고 공존의 윤리까지 다루며 칸트 철학이 단순히 사변적인 학문이 아니라 ‘함께 사는 법’을 탐구하는 철학임을 보여줍니다. 저자는 칸트가 말한 ‘보편성의 원리’를 오늘날의 사회 문제와 연결해 설명하며 우리가 시민으로서 어떤 판단을 내려야 하는지 성찰하게 합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난해한 철학 개념을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풀어냈다는 점입니다. 어려운 용어나 추상적인 논리를 나열하기보다 실제 삶의 장면을 예로 들어 설명하기 때문에 철학 전공자가 아니어도 충분히 따라갈 수 있습니다. 또 각 장마다 핵심 개념을 짧게 요약해주어 읽는 리듬을 잃지 않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칸트 수업>은 결국 ‘생각하는 인간으로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되짚게 하는 책입니다. 세상의 기준이 흔들릴 때, 무엇이 옳은지 판단하기 어려울 때, 이 책은 칸트의 사유를 빌려 나 자신의 기준을 세우는 법을 알려줍니다. 철학을 어렵게 느끼는 사람이라도 ‘내가 왜 이렇게 생각하는가’를 고민해본 적이 있다면 충분히 읽어볼 만한 책입니다. 스스로 사고하고 행동하려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좋은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