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살인사건 - 약이 독이 되는 위험한 화학의 역사
백승만 지음 / 해나무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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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비아그라가 원래는 심장 질환 치료제로 개발되었다는 이야기는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처음 목표했던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이 오히려 새로운 효능으로 이어지면서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의약품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이런 사례를 보면 약이라는 것이 처음 의도한 목적대로만 사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같은 물질이라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치료제가 되기도 하고 다르게 사용되기도 하고 때로는 독이 되기도 한다는 점도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의약품 살인사건》은 실제 의약품과 관련된 사건들을 바탕으로 약의 역사와 의약 산업의 발전 과정을 설명하는 책입니다. 제목만 보면 범죄 실화집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약물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와 의약품이 개발되는 과정까지 함께 다루고 있습니다. 프로포폴이나 스코폴라민처럼 이름은 익숙하지만 정확히는 잘 몰랐던 약물들이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설명해 주는 부분도 흥미롭게 읽혔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았던 부분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화학무기와 관련된 이야기였습니다. 보통 미국이 독일의 핵무기 개발을 두려워해 멘헤튼 프로젝트를 통해 핵무기를 만들었다는 정보만 기억하고 있지만 당시 영국은 오히려 독일의 화학무기를 더 두려워했다는 내용이 의외였습니다. 특히 독일이 실제 사용 가능한 수준까지 화학무기를 개발했음에도 전면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처음 알게 된 내용이라 신기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현재의 의약품 안전 기준이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책에는 영국이 화학무기에 대응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하면서 수백 명의 군인을 직접 노출시켜 실험했다는 사례가 등장합니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지만, 그런 비과학적이고 비윤리적인 문제들이 쌓이면서 현재의 임상시험 제도와 안전 규정이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과학의 발전이 항상 긍정적인 과정만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라는 점도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의약품 살인사건》은 단순히 범죄 사건을 소개하는 책이 아니라 약이 어떻게 개발되고 사용되는지, 그리고 현대 의학이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의 모습에 이르렀는지를 함께 보여주는 책입니다. 평소 의학이나 약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물론이고, 과학사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궁금한 분들께 이 책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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