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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의 사진 - 사진의 오래된 미래
김경훈 지음 / 북다 / 2026년 4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과거 사진기와 카메라가 처음 등장했을 때 미술계는 꽤 큰 변화를 겪었다고 합니다. 그전까지 그림은 단순한 예술 작품이 아니라 현실을 기록하는 역할도 함께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카메라가 등장하면서 사람들은 훨씬 빠르고 정확하게 장면을 남길 수 있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미술도 단순 재현보다는 감정이나 해석을 표현하는 방향으로 변해가기 시작했습니다. 사진 역시 시간이 지나면서 단순 기록을 넘어 하나의 예술 장르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사진은 오랫동안 “실제로 존재했던 순간”이라는 믿음을 바탕으로 소비되어 왔습니다. 여행 사진이든 뉴스 사진이든 우리는 사진 속 장면이 실제 있었던 일이라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왔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제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았던 사람이나 장소도 너무 자연스럽게 만들어낼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상상 이미지라고 바로 느껴졌을 장면들도 이제는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라서, 사진을 바라보는 방식 자체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AI시대의 사진》은 이런 변화 속에서 사진의 의미가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를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단순히 AI 이미지 생성 기술만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사진이 원래 어떤 방식으로 현실과 연결되어 있었는지부터 차근차근 짚어줍니다. 필름카메라 시절부터 디지털 사진의 등장, 그리고 최근 생성형 AI까지 이어지는 흐름을 보다 보면 사진 기술의 변화가 단순히 기계 성능의 발전만은 아니라는 점도 느껴졌습니다. 결국 인간이 이미지를 소비하고 믿는 방식 자체가 계속 달라져 왔다는 이야기처럼 보였습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사진도 완전히 객관적인 기록은 아니었다”는 부분이었습니다. 같은 장면이라도 누가 어떤 구도로 찍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분위기가 만들어질 수 있고, 편집이나 보정 역시 오래전부터 존재해왔기 때문입니다. 책은 AI 이미지 기술이 이런 흐름을 훨씬 극단적으로 확장시키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제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던 장면도 너무 자연스럽게 만들 수 있게 되면서, 앞으로는 이미지를 보는 사람의 판단력과 비판적인 시선이 더 중요해질 수 있다는 부분도 공감됐습니다.

《AI시대의 사진》은 AI 기술이 발전하는 시대 속에서 사진과 이미지의 의미가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를 생각해보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단순히 기술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우리가 앞으로 이미지를 어떻게 믿고 받아들여야 할지까지 고민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