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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時事) 고사성어 - 김영수의 ’지인논세(知人論世)’
김영수 지음 / 창해 / 2026년 5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한자를 왜 배워야 하냐”라는 말이 나오는 시대지만, 꼭 한자를 완벽하게 알지 못하더라도 유명한 고사성어의 의미와 배경 정도만 이해하고 있어도 표현력은 훨씬 넓어집니다. 실제로 정치·경제·사회 분야 전반에서는 어떤 상황을 비유하거나 압축적으로 설명할 때 고사성어가 자주 인용됩니다. 짧은 표현 안에 긴 설명을 담아낼 수 있기 때문에 고사성어는 대화의 밀도를 높여주고, 글을 읽거나 세상을 이해하는 폭도 함께 넓혀줍니다.
《시사 고사성어》는 정치 시사에서 자주 사용되는 다양한 고사성어들에 대해 어원과 의미, 해석을 풀어주는 책입니다. 이 책은 국내외 정치, 경제에서 자주 활용되는 고사성어 80개를 엮어 어떤 역사적 배경, 혹은 어원에서 등장했고 오늘날에 누가 어떤 의미로 사용했는지도 풀어줍니다. 단순히 한자의 뜻풀이만 나열하는 방식이 아니라, 실제 사회 현상과 연결해서 설명하기 때문에 표현이 사용되는 맥락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중국 전문가 답게 여러 중국사들을 정리해주는데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토사구팽에 대한 부분이였습니다. 어렸을 때가 지금이나 마지막 한신의 죽음은 참 여러 찝찝함을 남겼고 그의 죽음에 관해서는 여러 해석들이 존재합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한신을 ‘순진하기만 했지 순수하지는 못했다’고 평가하는데 그 표현이 꽤 오래 남았습니다. 살아오면서 정말 순수했던 사람들은 결국 어떤 형태로든 신뢰나 보상을 얻는 경우가 많았지만 반대로 순진함에 머물렀던 사람들은 스스로 상황을 제대로 읽지 못한 채 자신의 판단과 욕심에 걸려 넘어지는 모습도 자주 보았기 때문입니다.

책을 읽을 때 한 가지 주의해서 볼 부분이 있습니다. 이전 저자의 책들과 비교하면 이번 책은 정치적 성향이 훨씬 강하게 드러나는 편인데 대표적으로 22대 대선을 ‘집단지성’과 ‘집단반지성’의 대결이라고 표현한 부분에서 그런 분위기가 뚜렷하게 느껴집니다. 물론 저자가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실망감 속에서 이 책을 집필했다는 점은 이해할 수 있지만 당시 선거는 이전 정부에 대한 평가와 사회 분위기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던 만큼 이를 단순히 ‘집단반지성’으로 규정하는 시선과 전반적인 강한 정치색은 독자에 따라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또 곳곳에 ChatGPT 기반 AI 이미지를 삽입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저자의 필력만으로도 충분히 전달력이 좋은 책이었기에 굳이 필요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실제로 일부 이미지는 가독성이 떨어지거나 내용과 반대되는 경우(위 사진 참고)도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흐름이 끊기는 느낌도 있었습니다.
《시사 고사성어》는 그동안 뉴스나 시사 토론회에서 자주 나왔지만 이해하지 못한 다양한 고사성어에 대해 어원과 해석을 정리해주는 책입니다. 뉴스와 시사 문제를 조금 더 깊이 이해하고 싶은 사람, 고사성어를 단순한 암기가 아니라 표현 속 역사와 구조를 함께 정리해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