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권력중독 - 그들은 왜 지배할수록 괴물이 되는가
카르스텐 셰르물리 지음, 곽지원 옮김 / 미래의창 / 2026년 4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우리는 ‘권력’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보통 정치나 조직의 윗자리를 먼저 떠올리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나와는 조금 거리가 있는 이야기처럼 느끼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일상에서도 크고 작은 영향력은 계속 오가고 있습니다. 누군가를 설득하거나 의견을 밀어붙이는 순간에도 이미 어떤 형태의 권력이 작동하고 있는 셈입니다. 다만 그게 사람을 어떻게 바꾸는지까지는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권력중독》은 이런 부분을 심리적인 관점에서 풀어낸 책이었습니다. 저자는 권력을 단순히 높은 자리에 있는 상태가 아니라, 사람의 판단과 행동을 바꾸는 하나의 ‘상태’로 설명합니다. 읽다 보면 권력을 가질수록 공감이 줄어들고, 자신의 판단을 더 확신하게 되는 흐름이 반복해서 나오는데, 왜 그런 변화가 생기는지 사례랑 같이 설명해줘서 이해하기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권력이 커질수록 사람이 갑자기 변한다기보다 조금씩 바뀐다는 점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사소한 영향력에서 시작하지만, 점점 자신의 판단이 맞다는 확신이 쌓이면서 다른 의견을 덜 듣게 되고, 결국에는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는 상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내용이 이어집니다. 읽다 보니까 “권력이 사람을 바꾼다”는 말이 그냥 비유가 아니라 실제로 그런 과정이 있구나 싶었습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이걸 단순히 ‘나쁜 사람의 문제’로 보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특정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누구라도 그런 환경에 놓이면 비슷하게 변할 수 있다는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그래서 비판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그걸 막을 수 있는지도 같이 이야기합니다. 권력을 나누거나, 계속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게 왜 필요한지도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읽으면서 느꼈던 건, 권력이 생각보다 멀리 있는 얘기가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큰 자리까지 가지 않더라도, 관계 안에서 이미 비슷한 모습이 반복되고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소한 선택이나 말투에서도 영향을 주고받고 있다는 걸 조금은 의식하게 됐습니다.
《권력중독》은 권력이 사람에게 어떤 변화를 만드는지를 이해하게 해주는 책입니다. 조직에서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는 분들이나, 관계 속에서 영향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한 번쯤 돌아보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을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