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다정함의 배신 - 은밀하고 정교하게 숨겨온 인간 본성의 비밀
조너선 R. 굿먼 지음, 박지혜 옮김 / 다산초당 / 2026년 3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우리는 보통 ‘다정함’이라는 말을 들으면 좋은 이미지부터 떠올립니다. 누군가를 배려하고 협력하는 태도는 당연히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게 되고, 실제로도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상대가 친절하게 행동하면 별다른 의심 없이 신뢰로 이어지는 경우도 자연스럽게 생깁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런 태도가 항상 좋은 결과로만 이어지는지에 대해서는 깊게 고민해본 적이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다정함의 배신》은 바로 이런 지점에서 출발하는 책입니다. 이 책은 다정함을 단순한 미덕으로 보지 않고, 인간이 살아남는 과정에서 만들어낸 하나의 전략처럼 바라봅니다. 저자는 인간이 협력적이고 이타적인 존재라는 일반적인 이미지와 달리, 그런 행동에도 나름의 계산과 목적이 함께 작동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쉽게 말해, 착해서라기보다는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더 유리했기 때문에 유지되어 왔다고 설명합니다. 겉으로는 협력처럼 보이는 행동도, 상황을 조금만 바꿔서 보면 결국 이익을 고려한 선택일 수 있다는 점이 꽤 설득력 있게 다가왔습니다. 죄수의 딜레마 같은 사례를 떠올리면, 겉으로 드러나는 선택과 실제 의도가 다를 수 있다는 점이 더 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대표적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이어진 공연 취소나 여러 제재들을 단순히 ‘정의로운 행동’으로만 볼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우크라이나를 위한 제재일 수도 있지만 특히 지금에 이르러서는 대의보다는 개인이나 조직의 평판을 위한 결정일 수도 있다는 시각은 생각해볼 만한 지점이었습니다. 또 이런 행동들은 언어나 사회적 규범을 통해 더 자연스럽고 정당하게 보이게 된다는 부분이 인상에 남았습니다. 또 하나 기억에 남는 건, 협력을 강조하는 사회일수록 왜 불평등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지에 대한 설명이었습니다. 다정함이나 공정함 같은 가치가 오히려 구조적인 문제를 가리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점은 평소에 흔히 했던 선행에 대해 과연 이것이 '다정함'인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만들어줍니다.
《다정함의 배신》은 인간의 협력과 이타성을 새로운 관점에서 해석하며, 그 이면에 있는 구조를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한 책입니다. 인간 관계나 사회 구조를 보다 현실적인 기준으로 바라보고 싶은 분들이나, 우리가 당연하게 믿고 있던 가치들을 다시 생각해보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을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