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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괴물이 사는 마음 - 과학으로 헤쳐 나가는 죄악의 세계
가이 레슈차이너 지음, 이한음 옮김 / 흐름출판 / 2026년 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일곱 괴물이 사는 마음》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우리가 흔히 ‘나쁜 감정’이라고 부르는 것들이 정말 그렇게 단순하게 규정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었습니다. 분노나 질투, 탐욕 같은 감정은 어릴 때부터 경계해야 할 것으로 배워 왔지만, 이 책은 그런 감정들을 도덕적 판단 이전에 하나의 ‘뇌 작용’으로 바라보게 만듭니다.
저자 가이 레슈차이너는 영국의 신경과 전문의로, 실제 임상 경험과 뇌 연구를 바탕으로 분노, 탐식, 색욕, 질투, 나태, 탐욕, 교만이라는 일곱 가지 감정을 차례로 설명합니다. 특히 흥미로웠던 점은 감정을 단순히 성격의 문제나 의지 부족으로 보지 않고, 진화 과정에서 형성된 생존 전략의 일부로 해석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질투나 분노 역시 특정 상황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반응 체계일 수 있다는 설명은, 감정을 바라보는 시각을 한층 넓혀주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감정을 정당화하는 방향으로 흐르지는 않습니다. 감정이 뇌의 작용과 유전적·환경적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그 감정이 만들어낸 행동에 대한 책임은 여전히 개인에게 있다고 강조합니다. 윤리학과 병리학 사이의 미묘한 긴장 관계를 다루며, 정상과 비정상, 선택과 반응 사이의 경계를 끊임없이 되묻습니다.
《일곱 괴물이 사는 마음》은 부정적 감정을 단순히 극복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인간이라는 존재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로 바라보게 하는 책입니다. 신경과학적 설명이 중심이 되지만, 읽는 내내 인간에 대한 성찰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었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조금 더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싶은 독자, 타인의 행동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싶은 독자에게 조심스럽게 권해보고 싶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