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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얼굴이 아니라 마음을 고치는 의사입니다
이상욱 지음 / 모티브 / 2026년 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피부과 진료실은 새로운 자신을 만들기 위해 미용 기술이 오가는 곳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어느장소보다 자신의 결핍과 마주하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유튜브 채널 ‘동네 의사 이상욱’으로도 친숙한 저자는 《저는 얼굴이 아니라 마음을 고치는 의사입니다》를 통해 피부과에서 만난 많은 환자들을 보며 아름다운 피부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결국 자신감 넘치는 마음임을 들려줍니다.

이야기는 저자가 내과 레지던트 시절,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사투를 벌였던 기억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생사의 최전선에서 그가 배운 것은 눈에 보이는 상처보다 보이지 않는 마음의 흉터가 사람을 더 깊이 아프게 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저자 스스로도 자신의 모습에 불만이 많았던 시절을 솔직하게 고백하며, 환자들의 불안과 상실감을 단순히 ‘치료 대상’이 아닌 ‘공감의 영역’으로 끌어안습니다. 피부 위의 흉터를 지우기 전에 그 흉터가 생기기까지의 삶을 먼저 들여다보는 방법을 우리에게 먼저 보여줍니다.

특히 인상적인 대목은 ‘자신감’과 ‘자존감’의 차이를 다루는 부분입니다. 시술을 통해 외모를 개선하면 일시적인 자신감은 얻을 수 있을지 몰라도, 그것이 곧 견고한 자존감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저자의 따끔하면서도 애정 어린 조언은 꽤 아프게 다가옵니다. SNS의 필터 속 모습이나 유행에 집착할수록 오히려 스스로가 초라해지는 역설을 짚어내며, 남의 시선이라는 감옥에서 벗어나 오롯이 나를 마주할 용기를 북돋워 줍니다.
책의 후반부에는 우리 삶에 당장 적용해볼 수 있는 실천법들이 가득합니다. 거울 속 나에게 “오늘도 수고했다”고 말해주기, 나를 타인과 비교하는 소모품이 아닌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작품’으로 대우하기 등은 거창한 이론보다 훨씬 실질적인 힘을 발휘합니다. 이러한 조언들은 독자가 자신을 짓누르던 타인의 기대와 부담을 내려놓고, 스스로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데 든든한 가이드가 되어줍니다.
《저는 얼굴이 아니라 마음을 고치는 의사입니다》는 외모에 대한 고민을 단순히 ‘예뻐지고 싶은 욕망’으로 치부하지 않습니다. 대신 그 고민을 통해 우리가 우리 자신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성찰하게 합니다. 겉모습을 바꾸는 것보다 마음의 주름을 펴는 일이 더 급선무라고 느껴지는 날, 이 책은 당신의 마음을 가장 따뜻하게 어루만져 줄 처방전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