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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의 심리학
이기동 지음 / 모티브 / 2026년 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KBS의 추적 60분을 자주 시청하는데, 최근 공개된 회차에서는 이른바 리뷰 알바를 포함한 각종 부업 사기를 다루고 있었습니다. 사기꾼들은 ‘딸깍’ 한 번으로 수백만 원의 월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유혹하며 고가의 강의료 결제를 유도하거나 간단한 리뷰 알바로 접근한 뒤 팀 단위로 공동 구매를 하고 일부를 추가 수익으로 주는 방식으로 유도해 고액 미션을 유도한 후 잠적하는 이른바 팀 미션 사기로 확장해 다수의 피해자를 만들어 왔습니다. 이러한 사기 수법은 디지털 환경의 고도화와 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지만 이를 규제하고 보호할 수 있는 관련 법과 제도는 아직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책 《범죄의 심리학》는 과거 조직폭력 기반의 대포통장 모집책과 총책으로 활동하며 직접 범죄 세계의 구석구석을 경험했고, 지금은 범죄 예방과 교육 활동을 하는 전문가인 저자가 범죄의 메커니즘을 내부자의 관점에서 해부합니다. 실제 범죄 총책의 시선을 통해 해당 범죄가 어떻게 개인의 심리를 공략하고 불안과 욕망을 자극하는지를 단계별로 설명합니다.

책에서는 보이스 피싱과 같은 과거 부터 유명했던 범죄부터 현재 유행중인 팀미션 사기까지 현대 범죄 유형을 폭넓게 다룹니다. 특히 부업 알바를 가장한 사기, 찔러보기 또는 외도 협박, 데이팅 앱을 악용한 사기 등 일상적이고 누구나 한번쯤 혹 할 수 있는 상황들이 어떻게 범죄로 전환되는지를 다양한 사례로 제시해 실제 사기현장에 연루되기 전에 자신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이 책의 강점은 범죄자와 피해자의 심리를 모두 분석해준다는 점에 있습니다. 예를 들어, 피해자의 심리(공포·이득 기대·정보 불균형)의 구조를 설명하면서 왜 평범한 사람도 쉽게 속는지, 범죄가 어떤 심리적 틈을 파고드는지를 분명히 보여 줍니다. 또한 딥페이크와 딥보이스 같은 신기술 악용 기법과, 계좌·대포통장 범죄의 수익세탁 과정 같은 기술적·조직적 요소와 예방 방법까지 함께 설명해주기 때문에 단순 이론이 아니라 만약 실제 사기를 당했을 경우 어떻게 대처를 해야하는지 구체적인 행동 방식도 보여줍니다.
《범죄의 심리학》은 범죄를 단순히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심리와 행동이 어떻게 체계적으로 이용되는지를 보여주는 책입니다. 금융 사기나 디지털 범죄를 유형별로 소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범죄자가 어떤 순서로 신뢰를 만들고 판단을 흐리게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함으로써 독자가 스스로를 점검할 수 있게 합니다. 범죄의 수법을 아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왜 그 수법에 흔들리는지를 이해하는 일이라는 점에서, 이 책은 예방을 위한 가장 현실적인 출발점을 제공합니다. 디지털 범죄의 종류를 살펴보고 미리 예방해보고 싶은 독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