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머묾 세계문학 사랑 3부작
이반 세르게예비치 투르게네프 지음, 승주연 옮김 / 머묾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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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이반 투르게네프의 《첫사랑》은 그가 실제 오랫동안 사랑했던 폴린 비아드로에 대해 겪은 감정을 바탕으로 쓰여진 소설입니다. 19세기 러시아 문학 특유의 감수성과 함께, 열여섯 살 소년이 처음 겪는 사랑과 상실의 감정이 아주 섬세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단순히 첫사랑의 두근거림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그 감정이 얼마나 복잡하고 때론 아프게 다가올 수 있는지를 담담하게 보여줍니다.


이야기는 나이든 화자가 자신의 첫사랑을 회상하면서 시작됩니다. 열여섯의 볼로댜는 시골 별장에서 스물한 살의 지나이다를 만나면서, 처음으로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됩니다. 지나이다는 매력적이지만 쉽게 마음을 내비치지 않는 인물이고, 그만큼 볼로댜는 그녀의 마음을 읽기 힘들어합니다. 사랑의 시작은 설렘이었지만, 곧 이해받지 못하는 감정과 좌절로 이어지고, 그 과정에서 소년은 어느새 성숙의 문턱에 다가서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좋았던 점은, 투르게네프가 이 감정의 흐름을 과장 없이, 조용하고 절제된 문장으로 표현했다는 점입니다. 그가 실제로 사랑한 여인을 바탕으로 그려진 소설이지만, 이러한 문체 덕분에 그래서 더 진짜처럼 다가옵니다.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하지만 말로 꺼내기 어려운 감정의 결이 이 소설 속에 촘촘히 담겨 있습니다.


이 첫사랑은 결국 이뤄지지 않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미완성의 감정이 주인공에게 남긴 흔적은 단순한 실연의 아픔을 넘어서, 이후의 인간관계와 감정 인식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성장의 발판이 됩니다.


《첫사랑》은 단순히 ‘첫사랑이 뭐였지?’ 하고 추억하게 만드는 소설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시절의 불안하고 서툴렀던 감정들, 너무 앞서갔던 마음, 말하지 못한 채 남겨졌던 감정들을 조용히 마주하게 해주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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