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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도 좋았지만, 지금도 좋아! - 돌아온 바람의 딸 한비야의 떠나며, 배우며, 나누는 삶에 대하여
한비야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5년 1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그때도 좋았지만, 지금도 좋아!>는 ‘바람의 딸’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세계 곳곳을 향해 쉼 없이 달려온 한비야 작가의 열한 번째 여행 에세이입니다. 이전의 작품들이 특유의 활력과 현장감을 중심으로 세계를 경험하는 기쁨을 전했다면 이번 책에서는 여행 속에서 만난 사람들의 일상과 작가의 사유, 그리고 길을 걷는 과정에서 얻은 실제적인 팁들이 한결 차분한 흐름으로 담겨 있습니다. 다양한 장소의 풍경은 과거처럼 빠른 속도를 강조하기보다 지금의 자신에게 맞는 리듬을 찾는 과정으로 이어지며 독자로 하여금 여행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

책의 여러 장면에서는 작가가 여행을 통해 배운 삶의 태도가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오랜 시간 세계를 누빈 경험은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보다 그 과정에서 만나는 이야기들을 바라보는 시선을 보여주며 일상의 선택이 삶을 구성한다는 사실을 잔잔하게 일깨웁니다. 또한 여행지에서 스쳐 지나가는 만남이 단순한 인연에 그치지 않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기회가 된다는 점을 실감하게 하며 작가가 걸어온 시간을 독자도 함께 따라가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여행이 반드시 멀리 떠나는 행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는 책의 중심에 있습니다. 작가는 세계의 여러 길에서 얻은 경험을 자신의 하루에도 그대로 적용하며 지금 이 순간을 바라보는 여유를 제안합니다. 이는 치열한 일상 속에서 반복되는 부담을 잠시 내려놓도록 해주며 새로운 시각으로 자신의 삶을 점검하는 계기가 됩니다.

<그때도 좋았지만, 지금도 좋아!>는 여행을 좋아하는 독자는 물론 스스로의 속도를 찾고 싶은 이들에게 적합한 책입니다. 세계 여러 지역의 이야기와 더불어 삶의 균형을 돌아보게 하는 사유가 균형 있게 담겨 있어 일상의 리듬을 조정하고 싶은 사람에게 든든한 동반자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