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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장의 항해일지 - 인생의 항로를 설계하는 법
이동현 지음 / 일요일오후 / 2025년 1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자신이 평소에 경험해 보지 못한 직업을 책이나 영상으로 대리경험해보는 일은 누구나 흥미로워하는 일입니다. 《선장의 항해일지》는 쉽게 접하지 못하는 배의 '선장'이라는 직업을 우리에게 소개시켜주는 책입니다. 저자 이동현은 해양대학교 학생 시절부터 거친 파도와 싸우는 신참 항해사를 거쳐, 영국 상선대의 선장이 되기까지 자신이 걸어온 길을 가감 없이 보여줍니다. 화려한 제복 뒤에 가려진 뱃사람의 고뇌와 낭만, 그리고 생존을 위한 치열한 분투를 우리는 체험해볼 수 있습니다.

저자의 항해는 결코 순탄치 않았습니다. 신참 시절, 그는 뱃멀미보다 더 혹독한 인간관계의 갈등과 위계질서 속에서 대인기피증을 겪을 만큼 힘겨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그는 현실에 안주하는 대신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개인 송출'이라는 모험을 선택합니다. 영어 한마디 제대로 못 하던 그가 영국 선사의 문을 두드리고,낯선 이방인들 사이에서 실력을 인정받기 위해 밤새워 공부하며 고군분투하며 결국 원하던 선사의 선장의 자리까지 오르게 됩니다. 특히 지중해에서 돌고래 떼와 마주한 낭만적인 순간과 선상 화재라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동시에 겪으며, 그는 바다가 주는 기쁨과 공포를 온몸으로 받아냅니다.

선장이 된 이후의 이야기는 직책에서 주는 무게를 우리에게 전달해줍니다. 수만 톤의 거대한 선박과 수십 명의 다국적 선원의 생명을 책임져야 하는 선장의 무게는 상상 이상입니다. 태풍이 몰아치는 바다 한가운데서 냉철한 판단을 내려야 하고, 폐쇄적인 공간에서 발생하는 인간적인 갈등을 조율해야 하는 선장에게 필요한 모습이 무엇인가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1년에 절반을 휴가로 보내고 억대 연봉을 받는다는 화려한 수치 이면에는,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 하는 외로움과 언제 닥칠지 모르는 위험을 감내하는 묵묵한 인내심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선장의 항해일지》는 해양 분야 진로를 꿈꾸는 학생이나 현직 종사자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실무 지침서가 될 것이며,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 새로운 도전을 망설이는 직장인들에게는 새로운 자극제가 될 것입니다.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며 더 넓은 세상을 체험해보고 싶은 독자들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