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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평론가 아빠가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 돈과 인생과 행복에 대해
야마자키 하지메 지음, 정유진 옮김 / 노엔북 / 2025년 1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성인이 되어 거친 자본주의의 바다로 나아가는 아들에게 아버지로서 남기는 마지막 수업은 어떤 내용이어야 할까요. 《경제평론가 아빠가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는 일본의 경제 평론가인 야마자키 하지메가 암 투병 중에 아들을 위해 써 내려간 유언과도 같은 책입니다. 단순히 부자가 되는 법을 알려주는 재테크 서적을 넘어, 자본주의 사회의 냉혹한 현실 속에서 '호구'가 되지 않고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꾸려나가는 생존 전략을 담고 있습니다.

저자는 가장 먼저 돈에 대한 낭만이나 막연한 공포를 걷어내고 세상의 '진짜 작동 원리'를 직시할 것을 주문합니다. 열심히 일하고 성실하게 저축하는 것만이 미덕이라 여겨졌던 과거의 성공 방식이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개인에게서 이익을 착취하는 현대 자본주의 시스템에서는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음을 경고합니다. 대신 그는 돈의 흐름을 내 쪽으로 가져오기 위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해법으로 '장기·분산·저비용'이라는 명확한 투자 원칙을 제시합니다. 복잡한 금융 상품의 99%는 쓰레기라고 단언하며 금융 기관의 마케팅에 휘둘리지 않고 전 세계 주식 인덱스 펀드와 같은 단순하고 확실한 방법으로 자산을 지키고 불려 나갈 것을 당부합니다.

책은 금융 지식을 넘어 일과 인생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도 날카로운 통찰을 건냅니다. 회사에 종속된 부품으로 사는 '안정'이라는 환상을 버리고, 스스로를 '대체 불가능한 인재'로 키워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단순히 월급에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스톡옵션이나 창업 등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더 큰 보상을 얻을 수 있는 위치에 서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또한 이직을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의 시장 가치를 끊임없이 증명하며 돈은 결국 행복하고 자유로운 삶을 위한 수단임을 잊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타인의 시선이 아닌 자신이 무엇을 할 때 기분 좋은지를 알고 다양한 인간관계 속에서 삶의 안전망을 구축하라는 가르침을 전달합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아들의 행복을 고민했던 아버지의 사랑이 담긴 이 책은, 이제 막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들뿐만 아니라 자본주의 시스템 안에서 길을 잃고 방황하는 모든 성인에게 강력한 나침반이 되어줄 것입니다. 돈에 휘둘리지 않고 인생의 주도권을 잡고 싶은 독자라면, 이 냉철하면서도 따뜻한 편지 속에서 든든한 생존의 지혜를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