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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외로움은 삶의 방패가 된다 - 타인에게 상처받지 않고 나를 지키는 고독의 힘
에노모토 히로아키 지음, 장은주 옮김 / 북플레저 / 2025년 10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현대 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 '연결'을 강요합니다. 우리는 잠시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한 채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고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추세와 달리 역설적으로 SNS가 만들어 낸 '관계 중독'에 빠져 허우적거립니다. 일본을 대표하는 심리학자 에노모토 히로아키의 책 《때로 외로움은 삶의 방패가 된다》는 이러한 연결의 과잉 속에서 지쳐가는 현대인들에게 '고독'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하는 처방전입니다. 저자는 외로움을 단순히 부정적이거나 피해야 할 감정이 아니라 타인에게 휩쓸리지 않고 온전한 나를 지키기 위한 삶의 방패이자 성장의 동력으로 재정의합니다.

이 책의 핵심은 외로움을 '견디는 것'이 아니라 '오롯이 받아들이고 즐기는 것'에 있습니다. 저자는 스마트폰과 SNS의 등장 이후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사유의 시간'임을 날카롭게 지적합니다. 끊임없이 메시지를 주고받고 '좋아요'에 매달리는 동안, 우리는 스스로 생각하는 힘과 깊은 사고력을 잃어버리고 맙니다. 책은 이러한 얕은 유대 관계와 승인 욕구에서 벗어나, 혼자 있는 시간을 통해 나만의 생각과 감각을 회복하는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심리학적 관점에서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책은 총 5장에 걸쳐 우리가 어떻게 외로울 권리를 포기했는지 분석하고 고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실질적인 가치는 무엇인지를 제시합니다. 예를 들어, 검색하기 전에 스스로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고, 남들보다 조금 느리게 가는 시간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일상의 틈에서 상상력을 깨우는 방법 등 구체적인 실천 지침을 담고 있습니다. 저자는 친구가 많아야 성공한 인생이라는 강박이나 혼자 있는 것을 실패로 여기는 사회적 통념을 뒤집으며, "사람들 사이에 있지 않아도 괜찮다"는 위로를 건냅니다. 고독을 통해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유를 누릴 때, 비로소 우리는 타인과도 더 건강하고 깊은 관계를 맺을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타인의 시선에 지쳐 혼자만의 동굴이 필요한 사람, 쉴 새 없이 울리는 알림음 속에서 정작 내면의 목소리를 잃어버린 것 같은 불안함을 느끼는 이들에게 이 책은 든든한 방패가 되어줄 것입니다. 외로움이 두려워 억지로 관계를 맺기보다, 그 외로움을 기꺼이 품고 스스로의 삶을 주체적으로 이끌어갈 힘을 얻고 싶은 모든 현대인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