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파민 가족

도파민 가족 - 각자의 알고리즘에 갇힌 가족을 다시 연결하는 법
이은경 지음 / 흐름출판 / 2025년 11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도파민 가족>은 식당이나 카페에서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쥐어주고 부모끼리 대화를 이어가는 장면이 일상이 된 지금의 사회를 떠올리게 만드는 책입니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가정에서는 아이를 스마트폰으로부터 떼어 놓기 위해 연간 수천만 원을 들여 대안 교육 프로그램을 찾는 반면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두 살 무렵부터 이미 수많은 숏폼 콘텐츠에 노출되며 성장합니다. 이 극명한 대비는 디지털 환경이 아이의 뇌와 감정에 미치는 영향이 단순한 개인 차원을 넘어 사회적 문제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며 이러한 시대적 배경 속에서 이 책은 가족과 학교, 나아가 사회 전체가 마주한 감정 회로의 변화에 대해 깊이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책의 중심에는 가정과 학교가 ‘도파민 시스템’에 의해 재편되는 과정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아이들의 집중 어려움이 타고난 문제가 아니라 짧고 빠른 숏폼 리듬에 적응한 결과라고 분석하며 부모의 뇌 역시 같은 속도에 길들여졌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부모가 스마트폰을 내려놓지 못한 채 아이에게만 절제를 요구하는 상황은 감정 조절의 기반이 되는 관계 회복을 더욱 어렵게 만듭니다. 아이의 감정 회로는 부모의 표정과 말투에서 형성된다는 설명은 디지털 시대의 양육이 왜 더 복잡해졌는지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합니다.

책은 도파민 중심의 관계를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감정 회복 전략을 ‘소통, 몰입, 조절, 균형, 휴식’이라는 키워드로 제시합니다. 부모가 먼저 화면에서 멈춤을 실천할 때 아이의 전두엽에도 정지선이 생기며 관계 회복 회로가 다시 작동하는 과정은 구체적인 행동 변화의 방향성을 제시합니다. 관계를 회복하는 열쇠를 옥시토신에서 찾는 설명은 빠른 자극이 아닌 느린 리듬의 상호작용이 왜 필요한지를 뇌과학적 근거로 뒷받침합니다.

<도파민 가족>은 디지털 환경이 감정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현실적인 사례와 뇌과학적 근거를 통해 설명하는 책입니다. 스마트폰과 숏폼 콘텐츠가 일상의 중심이 된 시대에 양육과 교육을 다시 바라보고 싶은 독자에게 도움이 됩니다. 감정 회복을 위한 구체적인 방향을 찾고자 하는 부모와 교사뿐 아니라 디지털 시대의 관계 변화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도 적합한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