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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텀의 시대 - 인류 문명을 바꿀 양자컴퓨터의 미래와 현재
이순칠 지음 / 해나무 / 2025년 10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퀀텀의 시대>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미시 세계의 질서를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물체가 입자이자 파동이라는 양자역학의 기본 개념부터 양자컴퓨터와 양자암호통신 같은 미래 기술까지 폭넓게 다룹니다. 저자는 복잡한 수식 대신 비유와 예시를 중심으로 설명해 과학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게 구성했습니다. 특히 전작 <퀀텀의 세계>가 ‘양자컴퓨터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 집중했다면, 이번 책은 ‘언제 양자컴퓨터가 실용화될 것인가’와 ‘그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며 보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책에서는 먼저 우리가 익숙한 고전물리학과 양자물리학의 차이를 이야기합니다. 19세기 말 물리학계는 더 이상 발견할 법칙이 없다는 오만에 빠져 있었습니다. 뉴턴 역학, 맥스웰의 전자기학, 열역학은 세상이 돌아가는 원리를 거의 완벽히 설명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20세기가 들어서고 막스 플랑크가 에너지의 불연속성을 제시하면서 물리학은 전혀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게 됩니다. 이때부터 현대 물리학의 핵심이 된 양자역학은 확률과 불확실성 속에서 움직이며 전자가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알 수 없고 빛이 동시에 입자이자 파동이라는 사실로 인해 기존의 세계관이 흔들리게 됩니다. 저자는 이를 단순한 이론의 나열로 설명하지 않고 일상적 비유와 직관적 사례를 통해 ‘왜 그렇게 보이는가’를 설명하며 독자가 스스로 개념을 연결할 수 있도록 이끕니다.

이후에는 독자들이 궁금해할 현실적인 주제들이 이어집니다. 양자컴퓨터가 실제로 어디에 활용될 수 있는가, 세계 각국은 어느 정도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그 경쟁 속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가 같은 내용이 구체적으로 다뤄집니다. 양자 기술을 단순한 과학의 영역에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경제와 안보, 산업 전반을 뒤흔들 차세대 기술로 바라봅니다. 미국, 중국, 유럽 등 주요 국가들의 연구 현황과 투자 규모를 비교하며 글로벌 경쟁의 흐름을 보여주고 동시에 한국이 이 속에서 어떤 전략을 취하고 있는지도 빠짐없이 설명해줍니다. 또한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될 때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 문제와 사회적 영향도 함께 다루어 기술 발전이 인간 사회에 미칠 파급력을 생각하게 만듭니다.
<퀀텀의 시대>는 과학적 깊이와 현실적 시각을 균형 있게 담아낸 책입니다. 양자역학이라는 난해한 주제를 단순히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재 진행 중인 기술 경쟁과 사회 변화의 맥락까지 통찰력 있게 엮어냅니다. 양자이론을 처음 접하는 사람은 물론, 기술의 흐름과 미래 산업의 방향에 관심 있는 독자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복잡한 수식 대신 명확한 설명으로 물리학의 본질을 짚어주며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시대가 ‘양자의 시대’로 향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