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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J 의사의 병원 일기
최은경 지음 / 에스에스엘티(SSLT) / 2025년 7월
평점 :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의사는 우리에게 가까우면서도 먼 존재인 것 같습니다. 의대에 들어가고 전공의를 거쳐서 의사가 되는 과정은 의학드라마와 같은 매체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볼 뿐이지만 아플 때마다 의사를 찾고 또 그들이 일으키는 여러 사건들은 손쉽게 우리의 귀에 꽂힙니다. 《INFJ 의사의 병원 일기》는 그 간격을 줄여주는 책입니다. 저자는 서울대 의대를 나와 대장외과 전문의를 거쳐 현재 건강검진센터 전문의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에게 의사라는 직업의 일상을 보여줍니다.

책은 전공의 시절의 이야기로 시작해 병원의 분위기와 업무 강도를 생생하게 전해줍니다. 하루 종일 이어지는 수술 일정과 밤을 지새우는 당직, 단 6일뿐인 휴가 같은 이야기는 전공의가 얼마나 혹독한 시절인지를 보여줍니다. 특히 저자가 전공의로 근무 했던 시절은 2004년~2006년이였는데 당시에는 휴대전화도 없고 시사 정보를 알려면 tv에 나오는 뉴스나 신문을 통해서만 알 수 있었기 때문에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소추 사건이 있었을 때 병원에 갇혀 지내느라 그 사실을 몰랐다가 2017년이 되서야 알게 되었다는 이야기는 전공의 생활이 얼마나 바깥세상과 단절돼 있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또한 저자는 모든 것이 확률로 이루어져 있는 현대 의학 속에 속해있는 의사로서의 불안감과 책임감도 보여줍니다. 의학에서 100% 확실한 답은 없으며 진단과 처방은 늘 확률에 의거한다는 점, 그리고 그로 인해 환자와 갈등이나 오해가 생기기도 한다는 점을 이야기합니다. 특히 의학논문을 작성할 때 종종 초보 의학자들이 must와 should be와 같은 확신의 표현을 쓰는데 그 때 논문을 심사하는 심사가들이 tone down하라고 조언한다는 점은 의료가 얼마나 확률속에서 돌아가는지를 보여줍니다.
《INFJ 의사의 병원 일기》는 의료 현장의 사실적인 기록이자 감정의 기록입니다. 병원을 낯선 세계처럼 느꼈던 사람에게는 가장 가까운 안내서가 되고 의사를 꿈꾸는 학생에게는 현실적인 그림이 됩니다. 의료진과 환자 사이의 거리감을 줄이고 싶은 사람, 병원의 긴박한 순간들과 그 순간 뒤에 숨겨진 일상의 순간들을 들여다보고 싶은 사람에게 특히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