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내 여행자-되기 둘이서 3
백가경.황유지 지음 / 열린책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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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관내 여행자-되기》는 우리가 잊고 지내던 공간과 그곳에 깃든 아픔을 다시 불러내는 책입니다. 시인 백가경과 문학평론가 황유지가 함께 걷고 함께 사유한 여정을 담아낸 이 책은 사회적 재난과 참사가 남긴 흔적을 하나씩 찾아가며 그 속에 남은 기억과 감정을 세심하게 풀어냅니다. 책은 낭만적인 여행기가 아니라 우리가 눈을 돌렸던 아픔의 장소를 마주 보고, 그곳에서 살아간 사람들을 기억하고, 잊히지 않도록 글로 남기는 작업입니다. 독자는 책을 읽으며 일상 속에서 무심코 지나쳤던 장소가 사실은 누군가의 고통과 역사가 서린 현장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저자는 인천 성냥 박물관에서 어린 여공들의 삶을 떠올리고 동일방직 공장에서 여성 노동자들이 감내한 역경을 되새깁니다. 의정부의 뺏벌을 찾아가 미군 부대 앞에서 생존을 위해 살아야 했던 여성들의 방을 목격하고 안산과 이태원, 광주와 서대문으로 향해 시대의 상처와 마주합니다. 단순히 사회적 참사 현장만 걷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을 만들어온 고향과 일터, 시인과 평론가로 출발하게 된 등단의 길까지 돌아보며 그 모든 관을 통과합니다. 저자가 말하는 "-되기"는 누군가를 대신 이해하려 하기보다 그 자리에 놓여 보고자 하는 태도입니다. 쉽게 단정하거나 설명하지 않고 그곳에 서서 느낀 감각을 조심스럽게 기록하기에 읽고 있다 보면 독자도 그 자리에 함께 선 듯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책을 읽는 동안 우리가 집단적으로 겪은 아픔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느끼게 됩니다. 세월호 참사, 이태원 참사, 광주의 5월 등 우리 사회에 남은 상처를 다시 불러내지만 단순히 비극을 반복하지 않고 그 안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묻습니다. 저자들이 두 사람이지만 그 여정에 동행하는 독자 역시 함께 관을 걸어 나가는 셈이 됩니다. 《관내 여행자-되기》는 기억을 되새기고 싶은 독자, 사회적 사건이 남긴 의미를 사유하고 싶은 독자에게 좋은 책입니다.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라 사회와 개인의 역사, 현재를 연결하는 기록을 만나고 싶은 분께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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