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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미스터리 ㅣ 캐드펠 수사 시리즈 11
엘리스 피터스 지음, 손성경 옮김 / 북하우스 / 2025년 6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위대한 미스터리>는 제목 그대로 단순한 추리 소설이 아니라 인간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가장 큰 수수께끼에 대해 묻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소설은 12세기 잉글랜드 내전기의 혼란을 배경으로 하지만 사건의 무게는 그 시대적 소용돌이보다 훨씬 더 개인적이고 내밀한 곳에 놓여 있습니다. 한 여인의 실종이라는 외형적 사건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자연스레 인간이 품은 사랑과 침묵, 그리고 희생이라는 주제와 마주하게 됩니다.

하지만 독자가 마주하게 되는 긴장감은 흔히 생각하는 범죄 추리의 쫓고 쫓기는 서스펜스와는 다릅니다. 사건의 진실을 좇는 과정에서 인물들은 저마다 감추고 있는 고통과 갈등을 드러내고 그것이 오히려 미스터리의 핵심이 됩니다. 휴밀리스는 죽음을 앞두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타인의 행복을 바라는 넓은 마음을 잃지 않고 줄리언 크루스는 사회가 허락하지 않는 방식으로 사랑을 지켜내려 합니다. 피데일리스는 침묵으로써 진실을 지키며 캐드펠은 이들의 마음을 법이나 도덕의 잣대보다 인간적인 연민의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작품의 제목인 ‘위대한 미스터리’는 가톨릭 기도서에서 결혼의 신비를 찬미하는 구절에서 가져온 것인데 이는 단순히 종교적 맥락을 넘어 인간과 인간 사이의 연결을 은유적으로 드러냅니다. 결국 가장 큰 미스터리는 사건의 실체가 아니라, 삶의 끝자락에서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과 손길 속에 숨어 있는 것입니다.

<위대한 미스터리>는 미스터리 장르의 흥미로움을 유지하면서도 인간의 고통과 사랑을 따뜻하게 포착한 작품입니다. 전쟁과 혼란이라는 거대한 역사적 배경 위에서도 인간적 연대가 어떻게 빛날 수 있는지를 보여주며 독자에게 단순한 추리 이상의 감동을 전해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