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 ㅣ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5년 8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은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식물들이 어떻게 세계사의 흐름을 바꾸었는지를 흥미롭게 보여주는 책입니다. 흔히 역사를 정치, 전쟁, 영웅의 이야기로만 생각하기 쉽지만 저자는 작디작은 씨앗 하나와 평범해 보이는 작물이 인류 문명의 방향을 뒤틀고 때로는 거대한 제국을 무너뜨리거나 세우는 원인이 되었음을 드러냅니다. 책을 읽다 보면 식물이 단순한 먹거리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인류의 욕망과 결합해 역사에 강력한 힘을 발휘했다는 사실을 새롭게 느끼게 됩니다.
책은 총 13가지 식물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후추는 대항해시대를 촉발해 콜럼버스, 바스쿠 다가마, 마젤란의 항해를 가능하게 했으며 아메리카대륙에 유럽인들이 진출하는 계기가 되었고 나아가 영국과 미국의 부상까지 이어졌습니다. 감자는흔히들 아일랜드 대기근을 일으킨 점만 알려져 있지만 이는 수백만 명의 이주민을 미국으로 이끌었고 결국 미국이 현대에 초강대국의 토대가 되었습니다. 사탕수수는 노예무역과 인종차별의 기원을 만들었고 차는 설탕과 결합해 미국 독립전쟁과 아편전쟁이라는 세계사적 사건을 불러왔습니다. 튤립은 세계 최초의 거품경제가 탄생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밖에도 밀, 옥수수, 토마토 같은 식물은 문명의 기초를 만들고 우리의 식탁을 바꾸며 여전히 세계의 중심에 있습니다.
<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은 식물을 주인공으로 삼아 역사를 다시 바라보게 합니다. 움직이지 않는 존재처럼 보이지만 인간의 욕망과 맞닿을 때 식물은 문명을 열기도 하고 전쟁을 촉발하기도 하며 사회의 불평등을 심화시키기도 했습니다. 독자는 식물의 역사를 따라가면서 인류의 선택과 욕망이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를 성찰하게 되고 동시에 오늘날 우리가 먹고 소비하는 식물 또한 여전히 세계사의 흐름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역사와 자연을 함께 탐구하고 싶은 독자 특히 일상에서 흔히 마주하는 음식이 가진 의미를 새롭게 발견하고 싶은 이들에게 권할 만한 책입니다. 거대한 제국의 부흥과 몰락부터 오늘날 우리의 식탁에 이르기까지 인류와 식물이 얽혀 만든 세계사의 풍경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여정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