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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 이후의 중국
프랑크 디쾨터 지음, 고기탁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7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우리가 흔히 중국 역사를 생각한다면 문화대혁명까지의 마오쩌둥시대와 2010년대 이후의 시진핑시대만 기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둘 사이의 기간에도 천안문 사태와 같은 큼직한 사태가 있었지만 단편적으로만 기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오 이후의 중국>은 1976년 마오쩌둥 사망 이후부터 2020년 시진핑 집권기에 이르기까지 중국의 현대사를 경제와 정치의 흐름 속에서 깊이 있게 다룹니다. 저자 프랑크 디쾨터는 방대한 사료와 기록을 토대로 중국이 ‘경제 기적’을 이루었다는 외형적 평가를 재검토하며 그 이면에 자리한 강력한 통제와 권력 구조를 분석합니다. 그는 기존의 개혁과 개방이 체제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 아닌 정치적 논리에 맞춘 조율에 불과했다고 말합니다. 덩샤오핑 시기의 개혁 개방도 실상은 권위주의 체제를 유지한 채 경제적 성과를 부각하는 방향으로만 작동했다고 지적합니다.

책은 초고속 성장을 이끈 경제특구 지정, 해외 자본 유입, 농촌 계약 책임제와 같은 정책을 소개하면서도 그 속에 감춰진 부정부패, 회계 조작, 무분별한 대출, 고질적인 인플레이션 문제를 드러냅니다. 디쾨터는 계획 경제임에도 ‘계획’이 부재한 상태에서 맹목적인 생산과 개발이 이루어졌다고 비판합니다. 또한 천안문 사태를 통해 정치 개혁의 가능성이 완전히 봉쇄되었고 이후 중국이 개혁의 환상을 활용하는 국가로 변했다고 서술합니다. 사회 안정이라는 명분으로 국민의 자유를 억압하고 정치적 목소리를 철저히 배제한 흐름을 짚어냅니다.

1990년대 이후의 세계화 전략에 대해서는 대외 개방과 내부 통제를 동시에 강화하는 이중적 전술을 지적합니다. WTO 가입, 홍콩 반환 등으로 외형상 개방 이미지를 구축했지만 실제로는 은행 부실, 지방 정부의 부동산 투기, 기업 실적 부풀리기 등 구조적 문제가 누적되었습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금융 위기 대응을 거치며 국가 주도 경제 모델의 정당성이 강화되었고 시진핑 집권 이후 감시와 검열이 더욱 확대되었습니다. 저자는 중국이 다른 나라를 따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며 독자적 길을 걷는 과정을 날카롭게 분석합니다.
이 책은 단순한 역사서가 아니라 오늘날 중국을 이해하는 중요한 틀을 제공합니다. 중국의 경제 성장 뒤에 숨겨진 권위주의적 통치 구조, 개혁의 이름으로 포장된 통제 강화, 세계와의 관계 속에서 보여 준 전략적 계산을 명확히 보여 줍니다. 마오쩌둥 이후에 시진핑의 등장까지 현대 중국사가 어떻게 흘러왔는지 알고 싶은 독자, 중국의 권력과 경제의 관계를 분석하려는 독자, 국제 정세 속에서 중국의 행보를 이해하려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