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시 위의 세계 - 지리 선생님이 들려주는 세계의 식량
전국지리교사모임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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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접시 위의 세계>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음식을 중심으로 세계의 역사, 경제, 환경, 불평등을 연결해 보여주는 흥미로운 교양서입니다. 특히 우리 근처에 친숙한 음식들을 출발점으로 삼고 지리와 세계사를 자연스럽게 엮어내고 있어 학생은 물론 일반 독자에게도 무리가 없이 읽히는 책입니다.


무엇보다도 인상 깊었던 부분은 쌀과 밀, 옥수수 같은 곡물의 특징뿐 아니라 그 곡물들이 각 문명에서 어떤 생활양식을 낳고 더 나아가 어떤 정치·경제 체제를 만들어왔는지를 설명한 대목입니다. 예를 들어, 물을 다루는 기술이 발달한 아시아에서는 쌀농사를 위해 공동체 중심의 협력적 문화가 형성되었고 이는 자연스럽게 강한 중앙집권 체제를 갖춘 사회로 발전했습니다. 반면 넓은 평야에서 개인 단위로 농사짓기 좋은 밀은 자율적이고 개인주의적인 문화를 발전시켰고 가공해야 먹을 수 있는 밀의 특징은 동력장치나 톱니바퀴의 발전을 이루어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유럽에서는 민주주의와 산업 혁명이 일어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단순히 작물의 생태학적 특성만을 다루는 데 그치지 않고 그 특성이 역사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함께 서술한 점이 깊이 있게 느껴졌습니다.


또한 책에서는 세계사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난 기아의 문제와 그로 인해 변화한 역사적 흐름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다루고 있어 인상적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식량 부족이 촉발한 폭동과 혁명, 불균형한 식량 분배가 만든 국제 갈등, 식민지 착취 구조 등이 구체적으로 소개되며 ‘왜 세상에는 음식이 넘치는데도 굶는 사람이 존재하는가’라는 물음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합니다. 단순히 기아의 현상만 언급하는 것이 아니라 그로 인해 세계가 어떻게 정치·경제적으로 재편되었는지까지 보여주어 역사에 대한 이해도 함께 넓혀줍니다.


<접시 위의 세계>는 단순한 음식 이야기를 넘어 우리가 일상에서 무심코 지나쳤던 먹거리 뒤에 숨겨진 세계의 다양한 얼굴을 보여줍니다. 밀과 쌀의 차이가 만들어낸 동양과 서양의 문화적 차이, 커피 한 잔이나 초콜릿 한 조각 속에 담긴 착취 구조와 환경 파괴의 현실을 읽다 보면 식탁이야말로 세계를 압축한 축소판임을 실감하게 됩니다. 우리가 먹는 식량 속에 담겨 있는 세상을 바라보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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