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이 엉망진창일 때가 있습니다 - 정신과 의사가 알려주는 ‘감정적인 나’를 잘 길들이는 법
이치 지음, 송지현 옮김 / 시그마북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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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머릿속이 엉망진창일 때가 있습니다>는 마음이 완전히 무너진 사람보다는 그 직전 일상에 어려움을 느끼지만 병원을 찾기엔 망설여지는 사람들을 위한 책입니다. 특히 정신과 진단이 내려지진 않았지만 자신이 정상이 아닌 것 같다고 느끼는 이들, 스스로를 ‘애매하게 아픈 사람’이라 여기는 이들에게 정확히 말을 거는 책입니다. 현직 정신과 전문의이자 ‘랜선 상담사’로 활동하는 저자는 1만 건이 넘는 익명의 고민 상담을 토대로 현대인의 불안과 혼란이 어떤 메커니즘으로 작동하는지를 분석하고 그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합니다.


책이 가장 먼저 짚어내는 점은 감정과 이성의 단절입니다. 많은 이들이 ‘머리로는 알겠지만 마음이 따라주지 않는다’는 모순적인 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저자는 이러한 감정적 과잉 상태를 ‘감정적인 나’라고 부르며 그 상태가 계속되면 결국 마음의 병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합니다. 반면, 감정을 객관화하고 다스리는 ‘이성적인 나’를 키우는 것이야말로 자가 치유의 첫걸음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이론만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징크스 만들기’와 ‘각성 체험’이라는 실천적 기법을 제안하며 누구나 실생활에서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또한 ‘SNS 속 비교와 질투’, ‘타인에게 과도하게 의존하는 성향’, ‘관계를 끝내고 싶지만 끝내지 못하는 마음’ 등 2030 세대가 실제로 겪는 감정 문제들을 사례 중심으로 풀어갑니다. 이러한 사례를 통해 독자는 스스로가 어떤 감정 패턴에 놓여 있는지를 자각하게 되며, 단순히 ‘나만 이상한 게 아니었구나’라는 안도감에 그치지 않고 문제를 다루는 구체적인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멘헤라’라는 일본 신조어를 언급하며 경계선에 있는 이들의 상태를 가볍게 여기지 않아야 한다고 경고합니다. 또한 멘헤라 상태를  ‘위험한 정신 상태(ARMS)’라는 의학적 개념과 연결해주어 본인의 상태를 인지하고 의학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이를 통해 독자는 자신이 처한 상태가 단순한 기분 문제가 아닌 치료와 조치가 필요한 심리적 조건일 수 있음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머릿속이 엉망진창일 때가 있습니다>는 감정을 교정하거나 억압하지 않습니다. 대신 감정을 다루는 시야와 기술을 확장시켜줍니다. 이 책은 위로의 말을 늘어놓는 대신 일상에 실질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심리적 기술을 제공합니다. 병원에 가기에는 이르고 하지만 지금 상태를 방치해선 안 될 것 같은 사람들에게 이 책은 좋은 진입점이 되어줄 수 있습니다. 자존감 회복이나 자기 인식의 초입에 있는 이들이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직면하고 스스로를 길들이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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