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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암살자들 - 김구 암살 공작의 전말
윤대원 지음 / 태학사 / 2022년 9월
평점 :
제국의 암살자들은 김구 암살 공작의 전말이라는 제목처럼, 임시정부 시절 끊임없이 암살 위협을 받았던 백범 김구의 상황과 여러 암살 계획에 대해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다루고 있는 책입니다. 이 책에서 큰 비중으로 다룰 만큼 굵직한 암살 시도만 세 번이나 되는데, 결과적으로 김구가 암살당하지 않고 살아남았기에 오늘날에는 암살 시도가 있었다는 사실조차 거의 잊혔지만, 이 책을 읽어보면 그야말로 일촉즉발 아슬아슬 위험한 상황이었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을 통해 후대인으로서 체감하고 깨닫게 됩니다. 임시정부를 이끌어간 김구에 대해서, 그저 불가능할 정도로 힘들다고 여겨졌던 일에 기꺼이 시도하고 인생을 바쳐 노력한 것뿐만 아니라, 그야말로 암살 위협을 수시로 받을 정도로 목숨이 위험한 상황인 것을 기꺼이 감수해서 그 모든 일을 했다는 것을 말입니다.
이 책에서 자세하게 다루는 김구 암살 시도 사례를 보면, 다양한 방법을 수시로 바꿔가듯이 시도하고 도전하는 모습을 보고, 김구를 얼마나 집요하게 없애고 싶어했는지 그것만으로도 느껴지고 이해하게 될 듯한 기분이 됩니다. 심지어 나름대로 국제 공조 관계를 구축해서 김구 한 명을 암살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만으로 스케일 큰 국제 작전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만약 김구가 유능할 뿐만 아니라 인망이 없었다면, 그 암살 작전이 어쩌면 성공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이 책을 읽으면서 여러 번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김구가 무사히 살아남았기 때문에 일제강점기 임시정부 시절 암살 위협을 받은 일이 오늘날은 거의 잊혔는데, 그 모든 사건이 오늘날에는 거의 주목받지 않는다는 것이 허무해질 정도입니다. 그리고 김구가 암살 시도에서 벗어나 무사할 수 있었던 비결이 상당수는 김구의 인망이었는데, 위험한 일을 하는 리더가 사람들에게서 두루 신뢰받고 인덕을 쌓는다는 것이 위험한 상황에서 얼마나 중요하고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체감하게 되는 대목이기도 했습니다.
그런 면에서 김구 한 명이 겪은 암살 위협을 다루는 책의 제목이 '제국의 암살자들'이라는 것은 아주 적절한 작명이라고 해야 할 듯합니다. 그 모든 사건은 김구 한 명의 목숨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김구를 어떻게든 없애기 위해서 일본제국이 제국 단위의 인력과 물자, 조직 등을 동원하려 했던 이야기니까요. 그리고 김구는 그 모든 위험을 뚫고 살아남았고, 그것만으로도 임시정부에서 많은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일을 겪은 것이 김구 한 명뿐이었을까요? 그것조차도 아니었습니다. 이 책의 말미에서 말하는 것처럼, 김구에게 끊임없이 암살자를 보낸 것은 전체 공작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김구 이외에도 조선의 독립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 같은 행동을 하는 여러 많은 사람들에게, 그리고 암살 이외에 사람을 해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그야말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끊임없이 시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