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가 쏟아진다 창비시선 484
이대흠 지음 / 창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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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흠의 시집 <코끼리가 쏟아진다>는 운문보다는 산문에 가깝다는 느낌을 종종 받을 정도로, 산문시 계열의 작품이 꽤 많다는 점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시집입니다. 그리고 그 작품들을 찬찬히 감상하다 보면, 시면서 굳이 한 행이 여러 줄로 쭉 이어지는 긴 호흡을 택한 산문시같은 형식을 택한 이유가 이해가 될 정도로 산문시 호흡과 시어가 더없이 잘 어울립니다. 그리고 산문시 형식이면 아무래도 운문 특유의 시어의 유려함과 아름다움 같은 요소는 덜 부각될 것 같다는 선입견 같은 것이 좀 있는데, 그 선입견과 달리 이 시집에 실린 시에서는 산문시의 긴 호흡과 시만의 유려하고 밀도 높게 알차게 꽉꽉 들어찬 듯한 미려한 시어와 표현이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접할 수 있어서, 더욱 기억에 남습니다. 


이 시집의 시에서는 충만한 감성보다 뭔가 부족한 것이 있거나, 원하는데 이뤄지지 않은 것이 있거나, 현재는 없는 것을 갈구하며 바라보는 듯한 감성이 훨씬 더 자주 느껴지고는 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부족함이 아니라, 무언가를 끊임없이 바라는 것 자체가 활기이자 생기이자 살아 있고 스스로 움직이는 증거라는 느낌에 훨씬 더 가까운 독특한 세계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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