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그의 빛
심윤경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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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윤경 작가의 소설인 위대한 그의 빛의 원안은 일단은 20세기 초반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소설인 위대한 개츠비입니다. 위대한 개츠비는 겉으로는 더없이 화려하고 풍요롭던 1920년대 미국에서, 일단은 아주 부유한 남주인공의 모습이 강조되는 이미지로도 유명한 작품입니다. 위대한 그의 빛은 겉모습만 언뜻 보면 위대한 개츠비의 배경을 1920년대 미국에서 현대 서울로 옮기면서 번안한 작품처럼 보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굵직한 주요 스토리 등은 모티브인 위대한 개츠비의 주요 내용을 따라가기에 그런 느낌이 더욱 더해집니다.


역설적이게도 위대한 개츠비에서 많은 부분을 따왔기 때문에, 이 작품이 단순한 번안 이상의 특색을 지닌다는 것이 더욱 강조되고 두드러지는 구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위대한 그의 빛은 단순히 시대 배경만 옮기고 이름만 바꾼 이야기가 아니라, 위대한 개츠비 소설의 주요 인물들이 현대 한국 서울에서 살았다면 어떤 면모를 보이고 어떤 생각을 했을지 등을 생생하면서도 입체적이고 흥미롭게 구현하면서, 모티브 원형을 따라가는 듯하면서도 곱씹어 읽을수록 이 작품만의 특색이 강조되는 독특한 소설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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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 로봇의 탈출 와일드 로봇 2
피터 브라운 지음, 엄혜숙 옮김 / 거북이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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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 로봇의 탈출의 내용을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로봇이 탈출하려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까요? 아주 틀린 말은 아니겠지만 이 책의 내용을 제대로 담아낸 요약은 못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그저 스스로 생각하며 움직일 수 있는 로봇이 탈출하려고 시도하고, 실행하면서부터 그 이후의 이야기를 담아낸 것뿐만 아니라, 더욱 인상적이면서도 다층적인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기 떄문입니다.


와일드 로봇의 탈출 속 로봇의 모습은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며 결정할 수 있는 모습이 강조되며, 마치 굳이 로봇이 아니라 사람 캐릭터였어도 별로 다를 것 없겠다는 생각마저 들게 됩니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그런 생각은 사라지게 됩니다. 사람처럼 행동하지만 사람이 아닌 로봇이라는 점이 이 탈출 이야기에서 갈수록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이 작품만의 인상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에피소드가 진행될 때마다 흥미진진하고 인상적인 전개가 이어지는 작품이자,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서 더없이 잘 어울리고 멋진 결말이었다고 생각하게 되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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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여자의 여덟 가지 인생
이미리내 지음, 정해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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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여자의 여덟 가지 인생이라는 제목에도 불구하고, 제목에서부터 한 사람이 여덟 가지 인생을 살았다고 대놓고 말해주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도입부에서 묵미란 할머니를 보면서 그 할머니가 여덟 인생을 살았던 사람이라고 곧바로 생각이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묵미란 할머니는 그 정도로 정교하고 치밀한 계획을 철저하고 복잡하게 수행할 수 있는 사람 같지는 않아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바로 그렇기 때문에, 묵미란 할머니가 살아 있는 동안 무려 여덟 가지의 인생을 살았던 그 인물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더욱 놀라게 됩니다. 그토록 평범해 보이던 묵미란 할머니, 인적사항을 여럿 만들여서 동시에 여러 인물로 행세하면서 들키지 않는 일 같은 걸 해내지는 못할 것 같던 할머니가 바로 그 주인공이었다니. 혹시 평범해 보이던 모습마저도 혹시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철저히 위장한 연기였던 걸까요? 


그리고 진상은 차라리 그런 거였다면 묵미란 할머니가 덜 안쓰럽고 덜 처절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묵미란 할머니는 젊은 시절부터 격랑 그 자체였던 여러 역사적 사건을 겪으면서, 당장 위험을 모면하기 위해 새로운 신분을 만들어내고는 했는데, 그런 일이 반복되자 어느새 평범한 여인은 사용한 신분이 여덟 개가 되는 상황이 되어버리고 말았던 것입니다. 여덟 인생은 묵미란 할머니가 새로운 신분을 마련해야 할 정도의 상황을 일고여덟 번이나 겪어야만 했다는 상징이자, 묵미란 할머니가 살아온 세월이 얼마나 다사다난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이자, 평범한 사람이 그렇게 많은 신분을 동원하면서 결국 할머니가 될 때까지 살아남는 데 성공했던 치열하고 처절한 삶의 흔적이기도 합니다.


묵미란 할머니의 첫번째 인생, 두번째.... 그리고 여덟 번째 인생까지. 이 책은 20세기 초중반을 살아간 평범한 여성이 어떤 역사적 사건에 휘말릴 수 있었는지, 동시에 평범한 사람에게도 얼마든지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 시대였다는 것을 여러 에피소드를 각자 하나씩 풀어내면서 들려줍니다.


할머니가 되었을 때는 묵미란이라는 이름을 사용했던 그 평범한 사람이 어떤 사건을 겪어서 어떤 연유로 새로운 신분을 만들어야 했는지, 이런 식의 이야기가 반복되지만 반복된다는 느낌은 딱히 없습니다.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 새로운 신분까지 만들 정도로 위험을 겪어야 했던 사건이 전혀 비슷한 구석이 없이, 다종다양하다는 표현을 붙여도 어색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여러 양상의 갖가지 사건들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사건들이 그 시대를 살았던 평범한 사람이라면 언제든지 당사자가 될 수 있는 사건들이었기 때문에, 이 이야기는 단순히 팔자가 기구했던 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 시대 한국에서 살았던 평범한 서민들의 이야기로 느껴지게 되고, 평범한 사람의 입장에서 바라본 당대 역사의 파노라마처럼 체감하게 되며, 역사 속 이야기가 생생하게 와닿으며 어느덧 공감하게 됩니다.


묵미란 할머니의 이야기를 그저 한 개인이 유난히 극적인 인생을 살았던 거라고 정리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하지만 그 반대였습니다. 묵미란 할머니는 운 좋게 새로운 신분을 만든 덕에 살아남아서 다음 사건을 또 겪게 됐을 뿐, 그런 위기에 처했을 때 불행한 결말을 맞은 사람도 많았을 것입니다. 한국 현대사의 여러 사건, 그런 사건 속 개인의 이야기를 인상적이면서도 극적으로 엮어내며 깊은 여운을 남기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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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aladin.co.kr/events/wevent.aspx?EventId=274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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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산 수색대 - 제12회 스토리킹 수상작 비룡소 스토리킹 시리즈
김두경 지음, 아인 그림 / 비룡소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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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산 수색대라는 제목에서 제일 먼저 하게 된 생각은 옷산이 무엇인지 궁금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사람 이름일까요? 그리고 책을 읽어나가면 금세 알게 됩니다. 옷이 산처럼 쌓인 상황, 옷으로 된 산, 그것이 바로 옷산이며, 옷이 산처럼 쌓인 상황 자체가 이 작품의 핵심 소재이자 주요 무대라는 것을 말입니다.


산더미처럼 쌓인 옷, 그런 산같읕 옷 더미가 있는 것 자체가 이 작품의 특이한 세계관 및 배경 환경과 직결되는 상황, 그리고 그런 무대에서 주인공을 비롯한 여러 캐릭터들이 독특하면서도 인상적인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작품입니다. 흥미진진하면서도 재미있고, 재미뿐만 아니라 교훈과 감동도 갖추고 있어서 더욱 좋았던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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