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홍끼의 메소포타미아 신화 1 ㅣ 홍끼의 메소포타미아 신화 1
홍끼 지음 / 다산코믹스 / 2025년 4월
평점 :
메소포타미아 신화는 글로 적힌 기록 가운데에서 원형대로 재현할 수 있는 신화 중 현재까지는 가장 오래된 신화이자, 지금 읽어도 흥미진진하고 다채로운 이야기와 흥미로운 발상 등을 만날 수 있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메소포타미아 신화에 속하는 길가메시 서사시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서사시라는 것과 대홍수 등 성경의 이야기와 비슷한 내용이 성경보다 훨씬 이전에 등장한다는 것 정도를 제외하면 그 최고라는 상징성에 비해서 상당히 내용을 접하기 힘든 신화이기도 했습니다. 홍끼의 메소포타미아 신화는 그런 아쉬움을 단번에 채우고도 남고, 그 이상의 점수를 주고 싶은 만화이기도 합니다.
홍끼의 메소포타미아 신화 1권은 신화에서 으레 나오는 세상이 처음 만들어진 창세 이야기, 여러 신을 소개하는 듯한 이야기 등이 자주 나오지만, 홍끼 작가가 재구성한 이야기 속에서 그저 옛 점토판 문화재 속 기록을 줄줄 읊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캐릭터성이 뚜렷한 여러 신과 인간 등의 등장인물들이 다양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만화로 다가옵니다. 특히 웹툰 형식의 만화라는 장점과 특성을 잘 살려서, 글로 줄줄이 설명하면 이해하기 어렵거나 자칫 지루해지기 십상일 부분을 만화 그림으로 직관적이면서도 간결하게 잘 표현한 대목이 많아서 좋았습니다.
특히 그림이 신화풍 이야기를 잘 묘사하면서도, 적당히 옛스럽고 진중한 이미지를 잘 살리면서도 너무 옛 느낌에 치중한 나머지 낡은 느낌을 주기 십상이라는 흔한 함정에는 빠지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색감이나 연출 등의 이미지 요소도 좋았고, 여러 캐릭터들의 개성이 얼굴이나 표정이나 생김새 등으로도 딱 구별되고 나타나게 되는 느낌이라서 더욱 좋았습니다.
1권에서는 세상이 만들어진 창세 이야기를 비롯해서, 메소포타미아 신화의 주요 등장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 여섯 신의 이야기가 하나씩 펼쳐집니다. 그 신의 특징이나 그 신이 등장하는 에피소드, 그 에피소드에서 그 신이 어떤 역할을 맡으며 어떻게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지에 대한 스토리 측면을 신화에 충실하게 구현하면서도, 현대 독자의 감성으로 만화 자체로만 읽어도 재미있게 구성되어 있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신화 특유의 분위기를 잘 구현한 멋진 그림과 함께 재미있게 만화를 읽다 보면 메소포타미아 신화의 주요 내용이 어느새 머릿속에 들어오게 되는 학습 효과가 뛰어나면서도, 만화 자체로서도 재미있고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장점이 잘 느껴지게 되는 작품입니다.
특히 단행본 1권은 인터넷에서 웹툰만 보았을 때와는 또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캐릭터 카드 등의 단행본 특전은 웹툰의 본편 내용을 봤다면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는 구성이었고, 웹툰을 단행본 포맷으로 연출하도록 재배치하는 편집 등도 역시 좋았습니다.
고대 메소포타미아 신화의 이야기 속으로, 그리고 그 신화가 퍼져 있던 그 고대 시대의 이야기 속으로 여행하게 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게 되는 단행본 1권이었습니다. 완결까지 알차고 충실하면서도 재미있게 진행되며 마무리된 만화인데, 완성도 높은 단행본으로 다시 만날 수 있어서 반갑고, 단행본으로도 끝까지 만나며 단행본으로도 완결 장면을 보게 될 그 날이 벌써부터 기다려지게 되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