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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 열전 1 - 잊힌 사건을 찾아서 ㅣ 독립운동 열전 1
임경석 지음 / 푸른역사 / 2022년 9월
평점 :
독립운동 열전 1권은 열전이라는 무게가 있는 표현을 제목에 쓴 것이 납득이 되고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질 정도로, 방대하고 폭넓은 많은 자료를 밀도 있고 알차게 정리한 책입니다. 그저 자료 내용을 줄줄 나열하기만 한 게 아니라. 열전이라는 제목처럼 여러 사건들을 짜임새 있게 정리했다는 점 역시 장점입니다.
일제감정기 한국에는 수많은 독립운동 시도와, 여러 독립운동 조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중 상당수는 잊혔고, 대표적인 몇몇 사례만 기억될 때가 종종 있습니다. 몇몇 유명한 독립운동 사건 이외의 독립운동에 대한 옛 자료란, 근현대사 시험에서 독립운동은 조직은 많고 이름은 비슷비슷하면서 이합집산 수준으로 조직이 만들어졌다가 합쳐지거나 흩어지는 일이 반복되고는 해서, 시험 문제로 헷갈리기 십상이라는 것 이상의 감상은 없기 일쑤입니다. 그리고 이른바 일반적이고 대중적인 통념으로 따지면, 시험에서 까다로운 문제 주제 정도로만 인식하는 쪽은 그나마 인식이라도 한다는 점에 나름대로 관심이 있고 기억하는 축에 든다고 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황량한 황무지 수준입니다.
하지만 유명한 몇몇 사례 외에도,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있었고, 독립운동의 일환으로 계획하고 준비하고 시도한 여러 사건들이 있었습니다. 마치 조선 시대의 대표적인 위인으로 흔히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만 떠오르는 경우가 많지만, 조선 시대에는 그 외에도 많은 위인이 여러 업적을 남겼던 것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독립운동 열전 1권은 사건 위주로 서술하면서, 바로 그런 부분을 여러 자료를 방대하게 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여러 사건의 인과관계와 여파, 영향 여부 등을 두루 다루고 있는 책입니다.
독립운동 열전 1권은 인물 중심인 2권과 달리, 사건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는 책입니다. 그리고 이 책의 특징이가 장점 중 하나는, 자료가 상충되거나 빈약하다는 등의 이유로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거나 논란이 되는 사건을 정면으로 다룬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은 이 책이 단순한 자료 모음집 이상의 의미를 지니게 되는 주요 특징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 이렇게 논란이 될 법한 사건을 다루면서, 진실은 하나뿐이라고 주장하면서 절대적인 진리를 수립하는 것을 목표로 삼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기존에 제기된 가설과 추측 중 1차 사료 외에 주변적인 기록 등을 토대로, 절대 불가능한 터무니없는 내용으로 반박할 수 있는 부분은 날카롭게 지적하고 반증하면서, 남은 자료가 여러 해석에 모두 들어맞는 부분이나 순전히 관점에 따라 해석이 갈릴 부분 등에 대해서는 그 여러 관점을 각자의 근거와 함께 두루 다루고 있는 것입니다. 여러 가지 해석과 그 해석이 지지받는 이유 등을 아울러 읽을 수 있어서, 여러 모로 좋았던 부분입니다.
이 책의 사건 중 적지 않은 사건과 독립운동 사례가 훗날 여러 가지 외부적 요인으로 은폐되다시피 하는 비운을 겪었는데, 이 책에서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잘 조명하고 있습니다. 독립운동을 의미 있는 사건 위주로 핵심적인 부분을 간결하게 잘 정리하면서 독립운동의 결기를 다시 느끼게 되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