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번 레인은 출간된 지 몇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꾸준히 사랑받으며 스테디셀러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책으로, 책을 읽으면 왜 그 정도로 쭉 인기를 끌고 있는지 곧바로 이해되는 느낌을 받게 되는 책입니다. 물 흐르는 듯이 술술 읽히면서도 구성이 촘촘해서 앞부분에서 나왔던 이야기가 뒷부분의 사건에 영향을 미치는 유기적인 구성이 돋보이고, 여러 캐릭터들이 이런저런 일을 겪으면서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도 이야기 자체가 재미있으면서도 캐릭터도 대견하고 멋지게 잘 그려내고 있습니다.
5번 레인이라는 제목이 보여주듯이, 이 책은 일단은 수영장에서 수영하는 이야기들입니다. 그리고 수영을 연습하고 수영 실력이 늘면서 수영 기록이 좋아지는 것이 생생하게 묘사되면서도, 단순히 숫자 기록이 좋아지는 것뿐만이 아니라 수영을 열심히 연습한다는 것 자체와 그런 마음가짐 등에 대해서도 생생하며 공감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섬세한 심리묘사를 바탕으로, 여러 캐릭터들의 입장이 각기 이해되면서도 전체적인 구성에서도 조화를 이루는 이 책의 장점이 빛나면서, 더없이 인상적이고도 여운이 남는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주인공은 수영 실력이 굉장히 뛰어난 상황에서 이야기가 시작되지만, 여러 가지 일이 얽히면서 주인공 입장에서 초조해할 만한 상황이 됩니다. 객관적으로는 주인공은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내고 있지만, 이미 초등학생끼리의 대결과 대회에서는 1등을 도맡아하던 입장에서는 등수가 조금씩 밀리게 되었다는 생각을 할 법한 상황이자, 그렇게 초조해하게 된 주인공이 그저 수영 연습을 더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는 해결책이 될 수 없으며 오히려 그 반대일 수도 있다는 것을 조금씩 깨달아가는 과정이 섬세하면서도 입체적으로 묘사됩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수영이라는 소재 또한 매력적이면서도 흥미진진하게 그려내고 있어서, 주인공의 수영 장면이 그저 주인공의 등수나 시간 기록 등 숫자로만 표현되는 대상이 아니라, 목표를 향해 나아가며 끊임없이 노력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그 자체를 공감 가고 와닿는 이야기로 만들어내는 무대가 됩니다. 수영 장면에서 주인공을 비롯해 여러 캐릭터의 심리와 심정 등을 묘사한 대목은 긴박하면서도 최선을 다하려는 진정성 있는 노력을 멋지게 묘사하고 있으며,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이야기가 절묘하게 엮이는 역할도 해내고 있어서 더욱 인상적입니다.
주인공 외에 여러 다른 캐릭터들의 캐릭터성과 묘사 역시 좋았습니다. 악역 역할이 필요해서 적당한 악역을 일단 집어넣은 식의 구성 대신 여러 캐릭터들이 자기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음모 같은 전개가 없다면 자칫 이야기가 밋밋해지고 극적인 재미는 덜해지기 일쑤인데, 5번 레인은 그런 함정에 빠지지 않으면서도 여러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모두 각자 입장에서 공감 가고 다양한 사연으로 그려내면서도 호감 가는 캐릭터들로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단순히 멋진 캐릭터를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캐릭터들이 각자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또한 성장하며, 혼자였다면 성장하지 못했을 변화를 같이 이끌어내며 성장하게 되는 이야기 등도 흥미롭고 멋지게 그려냅니다.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만, 어른이 읽어도 감동적인 책은 그리 흔하지 않습니다. 5번 레인은 바로 그 드문 경지를 성취하는 데 성공한 책이자, 수영을 소재로 물에서 수영하는 것보다 훨씬 풍부하고 다양하고 깊이 있고 다층적인 이야기들을 섬세하면서도 생생하게 그려내며, 깊은 여운과 함께 재미와 감동을 안겨주고 있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