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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가는 마음
윤성희 지음 / 창비 / 2025년 2월
평점 :
윤성희 작가의 책인 느리게 가는 마음은 여러 편의 단편소설을 묶은 소설집입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일상에서 평범한 사람들에게 얼마든지 일어날 법한 일, 평범한 사람이 흔히 겪을 법한 일을 그런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공감하게 되고 절절하게 와닿을 문장으로 그려나다가다, 이른바 평범한 일상이라는 관점에서는 도중에 확 꺾이는 전개로 틀면서부터 이 책만의 독특하고 인상적인 이야기가 이어지기 시작합니다.
특히 딱히 내세울 것 없는 인물에 비중도 소소한 수준이며 그 인물이 갑자기 사라진다고 해도 주변 상황에 별 영향 없고, 특정한 사건 같은 일에서 족적을 남기지 못할 정도로 비중이나 존재감이 미미하던 인물도, 그 사람 본인의 이야기에서는 여러 가지 감정이 생생하게 살아 숨쉬며 자신만의 주인공이라는 점을 인상적으로 조명하는 부분이 특히 기억에 남았습니다. 저런 세세한 묘사를 치밀하게 살리면서도, 전체적으로 너무 자잘한 데 집중하느라 산만해진다거나 하는 느낌은 없이, 평범해 보이는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물 흐르는 듯 매끄러우면서도 인상적이고 여운 남는 이야기로 기억에 남게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