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인
이혁진 지음 / 민음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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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혁진 작가의 소설인 광인은 첫인상부터 깊이 있는 독특한 느낌을 자아냅니다. 도입부에서는 대화 같은 내용이 나오는데, 일반적인 의미에서 이른바 일반적인 사고방식을 벗어나서, 미쳤다고 할 법한 내용을 아주 태연하게 이야기하는 대목이 나옵니다. 화자가 천연덕스러우면서도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으면, 과연 어느 쪽이 이른바 미친 것인지 혼란스러운 느낌마저 들 정도입니다. 그리고 그 모호하면서도 복잡미묘한 분위기는 본격적으로 이 작품의 이야기가 시작될 때와 맞물리면서, 광인이라는 소설만의 독특한 재미를 빚어내고 있습니다.


전체적인 줄거리만 정리해놓고 보면, 이 소설 속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는 광인이라는 제목처럼 웬 미친 사람이 제정신이 아닌 행동과 발언을 했다는 문장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내용 자체만 놓고 보면 꽤 들어맞는 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소설 속에서 미친 사람, 혹은 미친 것처럼 보이는 사람이 미친 것처럼 말하는 대목과, 그 대목에서 비롯되며 서로 얽히고 설키는 여러 이야기들은 그런 한두 문장으로는 결코 담아낼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하면서도 깊이 있는 여운과 인상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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