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부조리함의 교차점에서

외계 문학 걸작선 - 이갑수 소설집
이갑수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3년 2월

이갑수의 외계 문학 걸작선은 마치 반어법이나 역설법이 뒤섞인 듯한 인상으로 가득한 책입니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여러 요소가 조합되어 등장하는가 하면, 그 자제로만 놓고 보면 비현실적이라거나 상식에서 벗어났다는 식의 표현이 당연하다는 듯이 아주 자연스럽게 나와서 또다른 전개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여러 내용들이 마치 책 속 작중 세계에서는 있을 수도 있지 정도로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경험까지 하게 되는 책입니다. 또한 그런 간극 같은 지점을 꺠달았을 떄, 같은 내용을 다시 또 읽으면 더욱 흥미진진하면서도 색다르고 다층적인 재미를 느끼게 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외계 문학 걸작선이라는 제목처럼, SF 장르 작품처럼 외계인과 소통하거나 다른 행성이나 다른 은하계 등 은하 곳곳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시대가 되면, 정말로 이런 작품이 나와도 자연스럽게 느껴질 것 같은 요소가 곳곳에 가득합니다. 그 와중에 현대 지구인의 시점과 정서, 관점 등을 지닌 인물의 이야기 역시 묘사되고 있어서, 독자 입장에서 감정이입되고 이해되면서 작중 세계와 이야기에 대해 더욱 재미있게 몰입하게 된다는 점 역시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