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나쁜 일 오늘의 젊은 작가 37
김보현 지음 / 민음사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장 나쁜 일은 범죄라는 소재로, 흥미진진하면서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이야기를 만들어낸 작품입니다. 언뜻 보면 자극적인 범죄 소재가 뒤범벅된 느낌마저 들 정도로, 주인공은 갖가지 범죄의 피해자가 되거나 최소한 관계자로 엮여서 영향받는 전개가 쭉 이어집니다. 줄거리만 요약해서 본다면, 아무리 범죄 취약 계층에 속할 인물이라지만 저렇게까지 범죄 관련 일을 연달아 겪는 게 마냥 작위적으로만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을 직접 읽는다면, 그런 생각은 딱히 들지 않을 것입니다.


주인공이 여러 범죄 사건을 겪는 것은, 작위적인 사건만 나열하는 게 아니라, 일단 범죄에 엮여서 훨씬 상황이 고달파진 사람이 다시 다른 범죄에도 노출되기 훨씬 쉬운 처지가 된다는 것을 이 책에서는 담담한 듯한 필치로 뚜렷하게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런 묘사를 시작으로, 이내 졸지에 범죄 피해자가 된 사람은 마냥 넋놓고 있는 것조차 사치인 상황에 직면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미스터리한 사건이 또 일어나자,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만은 하려고 일단 시도하는 움직임이 더없이 처절하게 묘사됩니다. 범죄에 연달아 연관된 처지가 된 나머지 이른바 일반인에게는 일상적인 일조차 요행으로 느껴지게 될 처지의 사람들과, 그 사람들의 이야기가 극적이면서도 처절하고 공감가게 펼쳐지며, 장면마다 깊은 울림을 남기는 인상적인 소설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