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없는 새
정찬 지음 / 창비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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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없는 새의 목차나 도입부를 본 순간, 순간적으로 소설책이 아니라 사회고발 기사나 그런 주제의 르포르타주를 잘못 펼친 것인지 헷갈린 사람은 비단 저뿐만이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의 모순이나 문제점 등을 직접 지적하는 콘텐츠에서나 나올 법할 소재와 이야기, 풍경이 다양하고 다채롭게 나오며, 심지어 문체나 분위기도 무감정하고 건조한 느낌이라서 감성적인 즐거움과는 여러 모로 거리가 멉니다.


그리고 발 없는 새는 그런 첫인상의 먹먹함을 딛고 일단 페이지를 넘기면, 어느새 책 속에 푹 빠지게 되는 책이기도 합니다. 심지어 처음 봤을 떄에는 건조하고 무감정하게 느껴지던 문체와 분위기 등도, 어느새 그런 일을 겪는 사람들의 심정을 더없이 잘 묘사하는 배경처럼 여겨지게 됩니다. 사회고발 콘텐츠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그런 주제를 파고들고 가감없이 보여주면서, 동시에 그 안에서 살아가고 때로는 버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 사람들의 입장에서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발 없는 새는 사회적 요소를 끊임없이 자각하게 되는 책이자, 그 속에서도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입체적이고 다층적이며 인상적으로 그려내고 있는 책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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