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시대의 사랑
김기창 지음 / 민음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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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시대의 사랑은 일종의 SF 소설에서나 나올 법하게 느껴지는 설정을 기반으로 한다. 만약 기후 변화가 아주 심해서, 지금과 환경이 바뀌었다면, 사람들은 어떻게 생활하게 될까? 그리고 그 모습을 사람들 사이에서 감정이 생기고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를 통해, 절실하게 풀어놓는다.


오늘날 세계에서는 더없이 당연하고 일상적으로 여겨지는 행동을, 책 속 등장인물들은 기후 변화 때문에 더 이상 하지 못하게 되거나 대단한 사치처럼 여기게 되는 이야기가 무덤덤한 듯이 덤덤하게 묘사되는데, 바로 그 때문에 양가적인 감정을 끊임없이 느끼게 되는 책이다.


불과 수십 년 전 작품에서, 맑은 물이 공짜와 다름없는 것처럼 묘사되는 장면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분명 그랬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안전하고 맑은 물은 돈을 주고 사야만 마음 놓고 구할 수 있는 것이 되어버렸다. 바로 그처럼 이 책 속에서는 기후 변화로 환경이 바뀐다면, 우리가 일상처럼 누리는 것이 얼마나 많이 사라지고 변형되게 될지에 대해서 가감없이 묘사한다. 캠페인처럼 직설적으로 말하는 대신, 현대 시점이라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일에 대해 끙끙대느라 사랑을 키우고 사람들끼리 교감하며, 하던 일을 계속하는 것이 어려워지는 이야기를 통해서 말이다.


사랑 이야기에 장애물을 설정하는 경우는 흔하다. 이 책은 그 장애물을 기후가 많이 변화한 시대의 환경으로 설정했을 뿐인데, 단순한 장애물과는 또다른 느낌을 준다. 우리가 더없이 당연하게 여기던 많은 것을 잃게 된 시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사랑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감동적인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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