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나의 집에게 - 지나온 집들에 관한 기록
하재영 지음 / 라이프앤페이지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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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나의 집에게는 집이라는 공간에 대한 여러 생각과, 그 생각에 따라 마인드 맵처럼 떠오르는 수많은 다른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 책이다. 이 책에서 집이란 단순히 거주하는 공간이 아니라, 그 곳에서 지낼 동안의 수많은 기억과 이야기를 담고 있는 공간이자, 그보다 더욱 많은 내용을 매개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친애하는 나의 집에게라는 제목을 달고 출간된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 자체는 작가의 가족 이야기 등 작가 개인의 개인적인 이야기이며, 그 이상의 범위를 일부러 다루는 대목은 없다시피 하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동시에 집에서 살아가며 집 안에서 지낸 적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법한 이야기를 입체적으로 이끌어내고 있다.


집은 가족의 공간이라는 말마저, 이 책에서는 모순에 가까울 정도로 양가적인 의미를 동시에 지니는 의미가 된다. 가족들이 단란하고 친하게 지내는 공간, 혹은 가족 이외의 인물은 접근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폐쇄적인 공간. 집 안에서 밖으로 나가는 것은 발을 옮기기만 하면 되는 아주 쉬운 일인 동시에, 때로는 가족과 절연할 각오까지도 해야 할 정도로 아주 큰 일이라 결국 갈망하면서도 실천하지는 못하는 일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이 책은 바로 그런 이야기를, 그런 기억이 있는 사람은 공감하게끔, 그리고 그런 기억이 없는 사람은 이해할 수 있게끔 이끌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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