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자에게
김금희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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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복자에게의 주인공격인 인물은 이래저래 난감한 처지가 될 때가 종종 있다. 적어도 객관적인 시선에서 보면 그렇다는 이야기다. 등장인물이 불행하거나, 최소한 행복하지는 못할 때에나 등장할 법한 사건이나 상황이 은근히 자주 등장한다. 대놓고 말하면, 실패했다는 평을 받게 될 일이 쭈욱 연달아 일어나다시피 하는 소설이다.


하지만 미묘하게도, 이 책이 안겨주는 감정은 절망보다 위로와 위안에 훨씬 더 가깝다. 복자에게, 그리고 독자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그만큼 사람의 마음 깊은 곳을 따스하게 어루만지는 문체와 시선으로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단순히 위로하기만 하는 것을 넘어서, 그 이상의 갖가지 이야기와 생각할 거리를 넌지시 보여주고 있는 책이기도 하다. 주입식으로 늘어놓거나 집어넣는 것이 아니라, 독자 스스로 생각하도록 말이다.


겉으로 보면 좌절할 일만 연달아 일어나고, 상황이 더욱 나빠지기만 하는 것은 일상다반사 수준이며, 심지어 상황을 개선하려고 나름대로 노력하는 것이 오히려 더욱 나쁜 결과로 다가오기도 한다. 하지만 복자에게 책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은 마치 살아 숨쉬는 사람처럼, 공감하며 이해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이고 세심한 심리묘사와 함께 그 상황과 정면으로 바라보면서, 계속 살아가고 움직이는 길을 기꺼이 택한다. 일상적이기에 더욱 감동적이고, 격려받게 되는 듯한 묘사가 아름답고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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