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셜리 클럽 오늘의 젊은 작가 29
박서련 지음 / 민음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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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셜리 클럽이라는 이름은 거창하다면 거창한 이야기도 얼마든지 가져다붙일 수 있지만, 막상 실상 자체는 더없이 조촐해 보인다. 오스트레일라에서 이름이 셜리인 사람이 어쩌다 모인 것이 사실상 전부이고, 그나마도 주인공 설희는 이름이 셜리조차 아닌데도 발음이 비슷한 외국 이름이라는 이유로 덜컥 클럽 멤버로 받아주다시피 했다. 만약 복잡하고 어려운 통과의례를 거쳐야만 가입하는 것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조촐하다 못해 시시해 보이기까지 할 것 같다.


이름이 셜리인 사람, 혹은 이름 발음이 셜리와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모인 사람들. 그나마도 수십 년 전에나 유행했던 이름이라 클럽 안에는 설희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사람들만 있다. 언뜻 보기에는 겉돌고 애착 같은 것은 도저히 생기지만 않을 것 같은 곳이다. 하지만 바로 그 곳에서, 설희는 사람들을 만나고 사람들의 애정과 감정을 마주하고, 나아가 자신의 이야기를 스스로 바라보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나가게 된다. 그 모든 과정과 전개 자체가 하나같이 잔잔한 감동을 안겨주고 있기에, 읽는 내내 덩달아 행복해지는 느낌을 받게 되는 작품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너무나도 일상적이고 평범해 보이는 요소만이 있기에 영 시시해 보이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사람의 마음 깊은 곳을 어루만지듯이 다가가며 따스하게 대해주는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곳, 더 셜리 클럽의 이야기 속으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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