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빌라
백수린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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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빌라에 등장하는 세계는 엄밀히 말하면 두 종류가 있다고 해야할지도 모른다. 내가 있고 싶은 세계, 그리고 그 이외의 세계. 혹은 지금 있는 세계, 그리고 나가야만 하는 세계.


여름의 빌라는 감정적인 부분이나 고민 등의 내용을 아주 높은 비중으로 다룬다. 겉으로 보면 단순한 몇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을 법한 내용도, 어째서 고민되고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에 대해서 그야말로 구구절절 상세하게 묘사한다. 이 작품이 신기한 것은, 그런 경우 대개 질질 늘어진다는 느낌을 받거나 짜증을 내게 되기 십상인데, 여름의 빌라는 오히려 그 과정을 통해서 오히려 생생한 드라마성과 감정의 세계를 만들고 쌓아올리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언뜻 보면 간단하고 쉬운 단어로 단순하게 문장이 구성된 것 같지만, 곱씹으며 읽을수록 여운이 배어 나오는 문장과 묘사 역시 깊은 인상을 남긴다. 감정선이 약간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것 같기는 한데, 일단 그 감정선을 이해하게 되면, 그야말로 푹 빠지게 되는 매력이 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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