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나라에는 매혹의 불꽃들이 산다
문정희 지음 / 민음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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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나라에는 매혹의 불꽃들이 산다]는 시가 등장하는 책이지만, 시집은 아니다. 굳이 정리하자면 시에 대해 다룬 에세이풍의 글을 산문집처럼 묶은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묘하고 역설적이게도, 웬만한 시집보다 시적인 감성을 더욱 짙고 풍성하게 담고 있는 책이기도 하다.


전체적으로는 여기저기를 여행하거나 일상적인 풍경을 보면서, 시인의 눈으로 바라보고 시인의 감성으로 느끼고 당장이라도 시를 쓸 수 있을 것 같은 사고방식으로 생각하고 받아들이는 이야기를 펼쳐내는 글이 많다. 개인적으로는 전에 같은 주제를 보고 이런저런 생각을 한 적이 있는 소재가 나올 때, 저자가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상상하고 펼치는 부분이 여러 모로 흥미로웠다. 시의 세계로 일상 세계를 바라보면 어떤 모습이 될지 궁금해한 적이 있는데, 그 궁금증이 상당히 풀린 책이기도 하다. 시인은 시간이 무심하게 흐르는 모습만 봐도 감수성 충만한 시를 쓸 수 있을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면, 이 책을 보고 독특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시인에 대한 그런 선입견이나 이미지에 딱 들어맞는 모습과, 정반대에 가까울 정도로 완전히 다른 모습이 여기저기에서 솟아나듯이 출현한다.


이채로운 감성으로 써내려간 에세이라는 측면에서도, 인상적이고 감명 깊은 내용이 많아서 좋아하며 읽었다. 그냥 읽어도 재미있고, 시적인 감성을 이해하며 그 감정선을 따라가며 읽으면 다층적이고 풍부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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