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의 집
강상중 지음, 노수경 옮김 / 사계절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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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의 집>는 누구나 한 번쯤은 꿈꾸었을 법한 바로 그 생활을 정면에서 다루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오랫동안 치열하게 일하면 생활을 마무리짓고, 고즈넉한 곳에서 나만의 집을 짓고 느긋하게 살아가는 것. 마치 그림으로 그린 듯한, 낭만적이고 목가적인 이미지가 연달아 떠오른다. 하지만 그림 속에서 나올 법한 풍경이면서, 동시에 그 단계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한 경우가 많아서, 막연히 전원적인 생활이란 여유롭고 멋질 것 같다는 동경 차원에서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또한 막상 정말 그런 생활을 해 본다는 생각만 해도, 도시에서 더없이 익숙해진 갖가지 편리한 시설이 그런 곳에서는 없거나 적어서 불편할 것 같다는 생각만 해도 아예 손사래치는 경우도 많다.


<만년의 집>은 그런 생활을 동경하는 것도, 무작정 기피하는 것도 아니라, 말 그대로 관조하듯이 느긋하고 여유롭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동시에 그런 삶을 살면서, 도시에서 일하던 시절에서는 느끼지도 못했던 것들,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것들, 생각하지 않았거나 생각이 미처 미치지 않았던 것들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풀어낸다. 전체적으로 담담한 에세이풍의 글이면서, 그 담담함을 밋밋함이 아니라 잔잔함으로 그려내는 데 성공하면서, 수많은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들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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