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는 어디에서 오는 거지???
히루네 타로 지음, 우민정 옮김 / 사파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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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파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 입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사실 먼지라는 대상은 거의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관심도 전혀 없는 영역이었는데 최근 갑자기

먼지에 대한 스트레스를 넘어 약간 증오심에 가까운 마음이

올라오기 시작했는데 그 모든 것의 시작은

가족 회의에서 스스로 자기 공간을 청소하자라는

주제에 걸맞게 정돈 후 자매끼리 각자의 상태를 점검 받는

형식을 도입하시면서 부터 고민이 시작된 것 같습니다.



아주 어릴 때는 모두 제자리 노래를 부르며 마치 놀이 정도로

청소와 물건 정돈을 함께 짧은 시간 진행했지만 이제 어느 정도

머리도 굵어지고 각자 자기 방도 생겼으니 대책이 필요했는데

애들이 용돈을 받으면서 자기만의 소비 생활을 시작하니 온 집안에

예쁜 쓰레기가 늘어나고 관리가 힘들어져서 대대적인

공간 관리 대책의 일환으로 일주일에 한 번 대청소를 시행중이예요.



내가 구매한 물건은 내 공간 이외의 장소에 방치하지 않기

매일매일 청소해야 하는 구역을 정해서 잠들기 전에

반드시 정돈하고 빈 공간을 만든 다음 수면 준비하기 등등

가족 규칙을 만들었더니 의외로 아이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이 바로 방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 치우기

활동이었는데 자기 직전에 체크할 때마다 난리가 나곤한답니다.


저는 너무 바빠 청소 점검을 못하니 자매끼리 서로 서로

체크하라고 회의에서 제안 했더니만 맨날 바닥 청소 때문에

티격태격하던데 그렇게 머리카락 치울 때마다 먼지가

진자 뭉터기로 나오는 것을 보고 매일 청소해도 자꾸 생기고

심지어 나오는 양도 적지 않다는 것이 충격적이라더군요.​

긴 머리카락의 여학생들이니 아무래도 머리카락 쓰레기가

나오는 것은 이해가 되는데 방바닥을 치울 때 마다

머리카락 이외에도 맨날 둥근 뭉치로 나오는 먼지의 발생

원인이 무엇인지 알아내어 그 근본을 제거하고 말겠다고 의지에

불타는 아이들에게 전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했는데

솔직히 저도 먼지가 도대체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잘 모르고

내가 모르는 영역에 대해서 애들에게 알려줄 수도 없어 난감했죠.


그 순간 발견한 사파리 출판사의 신간도서 먼지는 어디에서 오는 거지???

책은 도서의 제목을 보자마자 바로 이 그림책이 내가 우리

아이들에게 하지 못했던 답변에 대해서 친절하고 재미있게 대신

그 답을 해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하여 무척 기대하던 신간이었어요.​

어찌 보면 일상 생활 속 사소하지만 한번쯤은 궁금하게 생각했던

내용인 것 같은데 막상 그 궁금증을 해소하려고 하여도

명확하게 접근하지 힘들 때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친절하면서도

너무 먼지를 미워하지 않을 정도의 정서로 접근하고 싶었답니다.

완벽하게 먼지를 제거한 진공 상태를 내가 살고 있는 집과 방이라는

개념에 도입할 수 없는 이유를 비롯하여 결국 우리와 함께

공존해야 하는 존재로의 먼지를 이해한다면 마치 친구처럼 먼지를

수용하기를 원하는 마음도 있었기 때문에 이 작품이 딱 좋았어요.​

지긋지긋한 존재로만 먼지를 인지하는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나면

얄밉지만 결코 완전히 미워할 수만은 없는 대상으로 먼지를

인정하게 될 것 같았고 그렇다면 매일 청소하면서도 스트레스를 덜 받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어서 성가신 존재로 미워만 하진 않을 것

같았으며 순환의 의미로의 자연과 인간 세상을 받아들일 것 같았답니다.

세상 모든 만물이 먼지부터 시작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돌아가는

원리를 이해할 수 있는 일종의 거시적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면 더이상 반드시 없애야만 할 대상으로의

먼지가 아니라 결국 우리 모두는 먼지처럼 아예 눈에 보이지도 않는

존재로부터 시작되어 영원할 것만 같지만 사실

먹고 자고 잠자고 배설하며 자연스럽게 배출하는 것이 있음을

이해한다면 먼지가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완전하게 이질적인 대상으로만 보지 않을 것 같았는데

역시나 이 그림책은 그런 부분을 아주 잘 표현한 작품이었어요.​

이번 복잡한 세상의 모든 요소에 대해서 아이들에게 말로

설명하기 참 어려운데 이 작품은 작은 먼지가

동떨어진 존재가 아니라 서로 모두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대상으로의 접근을 하고 있어서 일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것이

가능했고 아이의 시선으로 먼지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면서 그와 동시에 절묘하게 우리 집 모든 공간에 잘도

숨어 있는 먼지를 탐구하도록 이끌 수 있는 그림책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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