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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의세계 - 낯선 길을 걷는 법
정병호 지음 / 성안당 / 2025년 10월
평점 :
성안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 입니다.
어릴 때 막연하게 나침반 없이 여행을 떠나거나
협소한 동네지만 낯선 길을 찾아 친구들과 모험을
떠나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시절이 있었어요.
그렇게 낯선 길을 걷는 법을 직접 실천한 여행 작가
정병호 저자분의 시간으로의 여행 시리즈 신간도서가
성안당 출판사의 여행자의 세계로 출간되었답니다.

여행에 대한 동경하는 마음을 어릴 때부터 항상 품고
있어서 진짜 다양한 여행 에세이 도서를 읽곤 했는데 이번
책은 매우 특별했던 것이 작가의 페르소나가 등장해요.
보통의 여행 관련 에세이나 여행기를 담은 도서는
작가 본인의 1인칭 시점으로 전개되기 마련인데 저도
그런 줄 알고 머리말을 먼저 읽고 난 후 드디어
프롤로그를 읽자마자 의문의 인물인 루카스가 마치
소설 속 주인공처럼 마법같이 등장한답니다.

게다가 학교를 다닌다고 하는 설정을 프롤로그
첫문장에 담고 있는데 젊고 설레이는 청춘의 느낌이
가득해서 좋았는데 그렇게 독서와 함께 떠난
루카스의 첫번째 여행은 목적지를 정하지도 않았지만
새로운 시각을 얻는 과정이 되리라 상상되더라구요.

이든 바투타라는 미지의 존재에게 여행이란 무엇인가라는
문장이 쓰인 편지를 받은 루카스는
언제나 여행을 동경해왔던 자신을 결코 외면하지 않았고
직접 행동으로 옮기며 여행하는 삶을 실현한답니다.
의문문 한 줄로 시작된 여행 중 루카스는 끊임 없이
스스로에게도 질문을 던지며 여행이 무엇인가에 대해
조금씩 깨달아 가는 모습을 아름답게 그려내더군요.

여행자 루카스가 긴 여행을 하면서 보낸 시간, 경험 및 순간
그리고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수도 없이 반문했던 의문점에 대해
차근차근 그 답을 발견해나가는 여정을 보여 주고 있는데 마치
이 책을 읽고 있는 나도 그 모든 공간에 함께 동행하는 느낌이랍니다.
흥미로운 것은 현실과 상상이 묘하게 오버랩되는 것 같은
수많은 여행지의 모습과 풍경 그리고 사람들과의
만남은 때로는 동화처럼 때로는 소설같은 신비로움을
한번쯤 보고 들었던 것 같은 자연의 아름다움과 함께 그려져요.
그리고 여행지의 묘사 만큼이나 인상적인 것은 루카스가 떠올린
수많은 의식의 흐름인데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 지점일지도 모르나
분명 오늘보다 내일이 더 지혜로우리란 예감이 스며들고 있답니다.

지금 자신은 길에서 왔고 앞으로도 길을 찾아가고 있는 그의
여정을 이해하는 수많은 이들과의 만남에서 마치 고치를 벗어 던지고
변신하는 나비처럼 드라마틱한 깨달음을 루카스는 들려주고 있죠.
아름다운 루카스의 순간을 담고 있는 여행 에세이 도서를 읽다 보니
처음부터 떠날 수 있었던 그가 부럽긴 했었지만 그 모든 순간 중에서도
가장 부러웠던 장면은 목적 없이 한곳에 머물 생각까지 하게 만들었던
노인과 만났을 때였는데 저도 그런 멘토를 직접 조우할 날이 있을까요?
사람의 미래는 누구도 알 수 없지만 만약 저에게 그런 행운이 주어진다면
아마 저도 멈추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여정으로 포함할 것이며
멈추고 머무르는 여행을 내 삶에 부여하여 낯선 그 곳에 서 있는
내 모습이 전혀 어색하지 않도록 열심히 듣고 마음속에 새기는 배움을
실천하고 싶은데 지금 저의 현실로는 거의 불가능한일이니
이 도서를 읽고 또 읽고 사유하며 음미하고 때로는 곱씹는 과정을 통해
충실한 간접 경험을 하며 헛헛하기 그지 없는 제 마음을 추스르고자 합니다.
어딘가로 떠나는 것을 좋아하면서도 좋아하지 않는 매우 복잡 미묘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내면의 모순으로 많이 힘들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과연 여가와 힐링 경험 등등 여러 가지 목적과 이유를 갖다 붙이며 떠나야민
했었던 과거와 달리 진정한 여행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많이 생각해보려구요.